IT(정보기술)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산업은 불황을 모른채 급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정보보호업계에 따르면 컴퓨터바이러스백신,침입차단시스템,보안컨설팅 등을 포함한 정보보호시장규모는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지난해에 4백억여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천억원선을 넘어서고 2001년에는 6천억원,2002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정보보호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정보보호장비 도입을 꺼리던 기업들이 대형 해킹 사고나 바이러스 피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컴퓨터 보안장비를 자발적으로 도입하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정보침해사고 방지를 위해 사내 통합보안시스템,가상사설망(VPN)을 구축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업체들도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보안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보안제품 중에는 침입차단,침입탐지시스템(IDS),바이러스백신,인증,전자상거래 지불보안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인증제품은 전자서명법,전자거래법 등 제도정비와 맞물려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금융과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공개키기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보호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보안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선 여러업체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자회사를 설립,커지는 시장규모에 맞게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마크로테크놀러지 케이사인 등 11개업체가 정보보안 컨소시엄 "세인트"를 결성됐으며 싸이버텍홀딩스 어울림정보기술 등은 이글루시큐리티를,안철수연구소 펜타시큐리티 등은 코코넛을 설립했다.

보안컨소시엄이 늘어나는 이유는 인터넷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단편적인 일부시스템 구축만으로는 근본적인 보안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체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해 지고 있다.

국내 보안업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과당경쟁이 우려되자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안정된 수익을 올리려는데 따른 것이다.

어울림정보기술은 태국정부와 대규모 방화벽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하우리도 브라질의 라이브콜에 자사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또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한 시큐아이닷컴을 비롯 인젠,세넥스테크놀러지,해커스랩,코코넛 등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방화벽 등 단일제품 판매 위주에서 보안컨설팅부터 시스템 구축을 아우르는 통합보안서비스로 사업방향이 전환되고 있는 점도 두르러진 특징이다.

이밖에 국내 보안업체들이 외국산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독자기술로 보안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리눅스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리눅스 기반 보안 솔루션업체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