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PC보다 작고 가벼워진 다양한 형태의 단말기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입니다. 이노피아테크의 역할은 바로 이같이 다양한 정보가전단말기에 들어갈 임베디드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입니다"

인터넷 정보가전기기에 임베디드(내장형) 리눅스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이노피아테크(www.innopiatech.com)의 장만호(42)사장.해병대 장교 출신답게 그는 함대를 이끄는 선장의 각오로 지난 3월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장 사장은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서는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 출신이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지난 16년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팀 등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특히 유닉스 개발을 주도하면서 대우정보통신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SM시리즈"를 만들었다.

소프트웨어 팀장시절에는 휴렛팩커드(HP)와 함께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엔지니어로선 드물게 기획 및 마케팅쪽의 경험도 두루 쌓았다.

"삼성전자 시절에는 서버 네트워크 모뎀 셋톱박스 등 시스템과 관련된 장비들의 연구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이를테면 인터넷 관련 장비를 모두 개발하는 "만물상"에서 일한 셈이죠.그런데 MS 시스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해외의 이름있는 "전문점"들이 특화된 제품을 가지고 국내시장에 속속 상륙했습니다"

여러 분야를 연구 개발하는 대기업이 모든 결과를 상품화해 해외 전문업체들과 경쟁할 수는 없다고 장 사장은 생각했다.

특화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한 그는 과감히 대기업의 품을 떠났다.

"우리나라에서 한창 일고 있던 인터넷 붐과 단말기 제조의 우수성,이노피아의 리눅스 운영체제를 결합하면 주로 인터넷만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가 간편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추계 컴덱스에서 "미래비전상"을 수상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PC"등에 사용될 수 있는 OS가 바로 저희가 만드는 제품입니다"

이 회사가 자랑하는 제품은 임베디드 리눅스인 "IALinux"다.

이 제품은 핸드헬드PC 웹패드 웹터미널 등 인터넷용 저가 단말기에 적용된다.

도시바의 CPU(중앙처리장치)인 "MIPS"나 인텔의 x86용 임베디드 리눅스 CPU 등에 쉽게 적용이 가능하도록 모듈화해 이식성이 높다.

또 압축알고리듬과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다.

이밖에 이 제품은 포스트PC의 핵심 응용소프트웨어인 "PIMS"(개인정보관리),PC와 데이터 공유를 위한 "PC Syn",웹브라우저 등을 제공한다.

장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시장에서 리눅스OS는 1%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해외에서는 15%나 됩니다. 해외 하드웨어나 단말기 업체와 공조를 통해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이노피아는 또 리눅스를 국가적으로 권장하는 중국 교역망 시장에 삼성과 함께 진출,임베디드 리눅스용 OS를 공급하고 있다.

이노피아호는 순탄한 항해를 하고 있다.

올해 초 돛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7억원 매출에 1억5천의 순익은 괜찮은 어획이다.

내년에는 5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출항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바다에는 온갖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역경을 헤쳐나가는 자만이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기술로 승부해 세계시장을 움켜쥐겠습니다"

(02)501-6237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