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한때 소니의 PS2에 필적할만한 차세대 게임기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중도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메이커인 삼성전자가 게임시장에 눈독을 들인 것은 오는 2004년께 게임시장이 반도체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때마침 정부도 99년초 삼성전자 등에 PS2와 같은 게임기를 만들 경우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삼성전자는 자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개발에 착수했다.

기술력에서는 전혀 뒤질 게 없다는 자신감에서였다.

그러나 깊숙이 들어갈수록 벽이 나타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만 갖고는 턱없이 부족하더군요.더욱이 국내 게임기와 게임소프트웨어 기술은 일본에 비해 한참 뒤져 있습니다.시나리오와 그래픽 캐릭터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요"

당시 개발을 주도했던 박상일 상무(CTO)의 설명이다.

삼성은 특히 게임개발업체들과 제휴 등 마케팅에서 일본을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PS2에 대한 도전의 꿈을 접었다.

삼성전자는 대신 게임 플레잉 분야에서 세계 종주국이 될 수 있다고 판단,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라는 세계게임올림픽을 만들었다.

전세계적인 게임대회를 한국이 주도할 경우 게임 전용PC판매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 등 경제적 이익이 충분할 것으로 본 것이다.

박 상무는 "궁극적으로 소니의 PS2와 MS의 엑스박스도 게임올림픽의 한 종목으로 참가시켜 세계 게임문화를 선도하는 행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