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과 비동기식, 누가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장악할 것인가''

세계 이동통신업계는 2001년부터 본격화될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서비스의 기술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IMT-2000은 시장 장악력에 따라 표준이 결정되는 ''사실상 표준''의 전형적인 케이스.

현재 유럽의 비동기(W-CDMA) 진영과 북미의 동기(CDMA2000) 진영간 대결구도로 양분된 상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오랫동안 IMT-2000 단일표준 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단일화를 포기한 상태다.

각 국가난 업체별 상황에 맡겨 시장 장악에 승리한 쪽이 자연스럽게 표준으로 결정되도록 한 것이다.

<>비동기 진영의 우세=일단 시작은 비동기 진영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 상당수가 비동기식을 국가 표준으로 채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등 9개 국가가 비동기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거나 선정절차를 진행중이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비동기식 사업권을 허가했다.

이에 비해 동기식으로 사업을 준비중인 국가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일부 사업자들로 한정돼 있다.

비동기 진영은 2005년께 세계 이통시장의 80% 이상을 비동기식이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표준으로 채택한 국가가 많은 만큼 IMT-2000 서비스의 핵심인 글로벌 로밍 측면에서도 동기식보다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동기 진영의 반격=동기 진영의 주장은 다르다.

동기식 장비의 공급자인 삼성전자는 2005년께 동기와 비동기식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36대 64로 전망하고 있다.

동기식이 비동기식에 비해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은 특히 최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술 상용화 국가인 한국이 동기식을 채택하고 보급시키는 여부에 따라 동기와 비동기식 비율이 50대50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역시 최대 승부처는 중국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대 잠재력을 지닌 중국이 앞으로 어떤 기술방식을 도입하느냐에 따라 동기.비동기간 표준경쟁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곧 중국 시장 확보를 위한 양측간 싸움의 결과에 달려 있다.

<>국내업계의 표준화 참여동향=지난 97년 정부.연구기관등이 모여 차세대이통개발협의회를 구성한 이후 전자통신연구원(ETRI) 주관으로 정부와 국내외 97개 업체가 참여해 IMT-2000 기반기술 개발을 진행해 왔다.

또 이에 따른 무선전송방식도 개발해 ITU 등 국제표준화기구에 제안하고 상용화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표준모델도 구축해 왔다.

그러나 ITU가 단일 표준 제정에 실패하면서 선택은 국내 자율에 맡겨진 상태다.

현재 정부는 동기와 비동기식 모두를 국내에서 상요화 할 방침이고 이에 따라 사업자 선정이 진행중이다.

ETRI 채종석 개발본부장은 "동기식이든 비동기식이든 중요한 문제는 국내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기반기술력을 확보하느냐에 있다"며 "결국 기술력 확보가 사업성패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