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사에 다니는 김 과장은 요즘 인터넷의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그는 얼마 전 퇴근 길에 상사로부터 주말을 이용해 제주 지사에 급히 다녀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주말에 제주행 항공권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아는 그는 즉시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퇴근 시간이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낙담끝에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한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생각이 나 휴대폰으로 대한항공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사이트(m.koreanair.co.kr)에 접속했다.

화면 지시에 따라 제주행 항공권을 무사히 예약한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최근 항공사들의 인터넷 서비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항공편 출발 및 도착시간 확인과 항공스케줄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 항공권 예약은 물론 판매까지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인터넷 회원과 인터넷 을 통한 항공권 판매액이 급증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인터넷 항공권 판매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터넷회원 급증=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에는 올들어 인터넷 회원이 월 14만여명씩 늘고 있다.

아시아나 아이(i)클럽 회원은 연초 18만 명에서 현재 1백25만명으로 증가했다.

한달 평균 10만명 정도 신규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 인터넷 회원도 월 3만-5만명씩 늘어 이달 현재 약 8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구입하는 항공권은 항공사별로 한달 평균 20억원씩 모두 40억원 수준.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항공권 전체 매출액의 5.7% 정도로 지난해(1.7%)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의 0.2%에서 올해는 1%로 높아졌으며,2002년쯤엔 1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 회원 혜택=인터넷을 통한 항공권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우선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인터넷 고객에게 항공권 가격을 5%정도 할인해 주는 게 보통이며 할인율이 10%인 노선도 있다.

5%는 항공권 판매 대행을 하는 여행사들에게 주어지는 이윤율로 항공사 입장에서는 할인해 주더라도 이윤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쪽이 여러모로 낫다.

또 인터넷으로 예약했을 경우 예약 기록을 간편하게 조회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취소가 간편한 이점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국내선 전체 좌석의 20%를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우선 배정해 놓고 있다.

전화로 빈 좌석을 찾지 못하더라도 인터넷으로는 예약 가능한 경우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인터넷 고객을 위한 맞춤정보 페이지를 개설,여행일정 관리와 스카이패스 예약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 시스템 투자=대한항공은 인터넷을 통한 항공권 매출이 급증 추세를 보임에 따라 약 40억원을 투입,인터넷 예약 기능을 개선하고 고객의 취향을 분석한 뒤 집중 관리하는 고객관계 관리(CRM) 솔루션을 도입키로 했다.

또 인터넷 포털업체와 제휴,항공권 판매 통로를 대폭 늘려 인터넷 항공권 판매액을 내년에 1천억원,2002년에는 3천5백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터넷을 통한 항공권 구입이 확산될수록 고객의 비밀 보장 등 보안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보안과 인증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인터넷 고객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새 시스템을 구축중이며 인터넷 고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 행사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