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TV드라마,극장용 영화 등 기존 매체와 인터넷을 연계한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선보여 캐티즌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SBS와 인터넷방송 SBSi가 공동 제작한 멀티캐스팅 드라마 "그녀를 보라"와 영화제작사 드림써치와 라이코스코리아 지오인터랙티브의 합작품인 "클릭버스터 리베라메"가 화제의 작품들.

이들 프로그램은 기존 매체가 인터넷을 홍보수단이나 재방영채널로 이용하고 있는데 반해 기획단계부터 인터넷을 동격의 "동반자"로 끌어올린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를 보라"는 제작진과 출연진 제목은 같지만 공중파와 인터넷방송에서 서로 다른 내용으로 전개돼 두가지 결말을 끌어내는 "멀티캐스팅"드라마다.

공중파에서는 지난달 24,25일 2부작으로 방영됐으며 인터넷(www.sbs.co.kr)에서는 오는 21일까지 매주 수.목.금요일 2회(회당 3분)씩 21회가 방송된다.

드라마의 발단은 조직의 심부름으로 다이아몬드를 훔친 남자 주인공 판석(안재모)이 공모자가 죽어 행방이 묘연해진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한 여자를 추적하는 데서 시작된다.

단 하나의 단서는 여자의 개인 홈페이지 주소.

판석은 "지희넷"(www.jihee.net)과 "지니넷"(www.jinee.net)중 두가지 주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상황에 처한다.

공중파에서는 판석이 지희(황인영)를 쫓는 내용 중심으로 전개됐다.

반면 인터넷에서는 이야기의 중심이 지니(이지현)에게 넘어간다.

내용도 공중파와는 달리 보다 엽기적이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띠며 지희를 좋아하는 지니의 집착과 동성애가 더욱 부각된다.

제작진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지희넷과 지니넷을 실제로 운영,판석이 웹사이트를 통해 두 여자를 보는 것과 동일하게 시청자들도 볼 수 있도록 해 흥미를 배가시켰다.

"클릭버스터 리베라메"는 최민수 차승원 유지태 등이 출연하는 극장용 영화 "리베라메"의 전편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용 영화다.

내용은 영화시작 시점에서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주인공들의 감춰진 이야기와 영화초반부에 사망하는 인수(허준호)의 뒷얘기를 다루고 있다.

30분짜리 작품으로 라이코스코리아 리베라메 사이트(liberame.lycos.co.kr)등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9일까지 매일 2분씩 15회분이 방영된다.

영화 "리베라메"는 오는 11일 개봉할 예정.

인터넷용 영화를 봤다면 극장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도록 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면 다시 인터넷을 클릭하게끔 유기적으로 내용을 구성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인터넷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와 영화를 만든 제작.출연진들이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터넷용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터넷방송의 위상와 파워가 높아졌다는 반증"이라며 "앞으로도 인터넷과 기존 매체를 결합한 새로운 실험들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