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통신은 과연 상용화될까.

상용화된다면 언제쯤 가능할까.

전세계적으로 전력선통신 상용화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인텔레콤 피엘콤 파워코리아21 등이 경쟁대열에 가세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내년이면 상용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력선통신이란 건물내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전력선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정보가전기기나 자동화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

선진국에서도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텔레비전을 비롯한 가전제품들이 디지털화함에 따라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선통신의 용도= 전력선통신은 무엇보다 LAN(구내통신망)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건물내에 깔려 있는 전력선을 통신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건물 바닥을 뜯어 전화선으로 LAN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진다.

사무실이나 가정에 있는 플러그에 코드를 꼽기만 하면 자유자재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가정에는 LAN을 깔 필요가 없다.

그러나 텔레비전을 비롯한 가전제품이 디지털화하면 2,3년내에 홈네트워크가 필요해진다.

정보가전기기들을 제어하려면 네트워크로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선통신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존 전력선을 허브로 연결하고 각 단말기에 모뎀이나 PLC카드만 꽂으면 홈LAN이 구축된다.

<>국내 개발현황= 맨먼저 전력선통신 기술개발에 나선 업체는 기인텔레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1Mbps급 전력선통신 모뎀 시제품을 개발,전력선을 통한 음성 및 데이터 전송에 성공했고 금년말까지 2Mbps급 전력선통신기술을 개발,내년 1.4분기중 독일 전력회사 RWE와 함께 독일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또 국내에서도 내년 중반께 상용화할 예정이며 전송속도가 10Mbps에 달하는 후속 기술 개발도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피엘콤도 기인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근거리통신에 적합한 전력선통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평균 8.9Mbps의 전력선통신기술을 공인받았으며 국내 통신사업자들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중 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얘기한다.

특히 B-WLL(광대역 무선가입자망)과 연계,5층 이하의 사무실에서 전력선LAN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하나로통신 데이콤 한국통신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파워코리아21은 미국 미디어퓨전사가 개발한 전력선통신기술을 들여와 내년말께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인텔레콤이나 피엘콤의 기술과는 달리 전력선을 장거리통신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파워코리아측은 주장한다.

또 미디어퓨전이 미국 달라스에서 현장시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전송속도가 ADSL의 1천배 수준인 2.5Gbps에 달한다고 말한다.

<>과제와 전망= 무엇보다 전력선통신의 최대약점인 잡음(노이즈)을 제거하는 일이 시급하다.

실험실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해도 실제로 이용할 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전력선의 부하가 급변하는 순간 데이터전송 품질에 변화가 생기지 않게 하는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가령 에어콘을 켜는 순간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려지거나 잡음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주파수대역도 문제이다.

피엘콤은 법정 주파수인 4백55MHz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인텔레콤은 이 이상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법정 주파수대역에서 고속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든지 관련법을 고쳐야 한다.

상용화시기에 대해서는 얘기가 다르다.

세 사업자는 한결같이 내년중 상용화하겠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결과제가 많아 2,3년쯤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