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작은 컴퓨터 "개인휴대단말기(PDA)"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기 시작한 PDA는 차세대 컴퓨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DA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PDA시장도 급속하게 성장, 99년엔 5만대정도에서 올해에는 15만대로 3배 가까이 판매량이 훌쩍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PDA시장에서는 단연 제이텔이 선두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PDA시장의 70%를 제이텔이 개발한 "셀빅"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텔의 성장에는 신동훈(37)사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신 사장은 국내 PDA분야에서 단연 최고로 꼽힌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시라큐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신 사장은 9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해 이곳에서 PDA개팀장을 맡았다.

신 사장은 96년 삼성을 나와 한솔텔레컴에서 인터넷마케팅팀장을 거친 후 그동안 쌓아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97년말 제이텔을 설립했다.

셀빅의 성공 비결에는 신 사장의 고집이 한 몫했다.

PDA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운영체제(OS).

대부분의 국내 PDA개발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CE"를 사용했지만 신 사장은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키로 고집을 부렸고 마침내 순수 국산 기술로 "셀빅OS"를 만들어 냈다.

신 사장은 이유없는 도움을 바라지 않는 강직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신 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친조카다.

신 사장은 그러나 지금까지 롯데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았다.

자금지원은 물론 영업에서도 롯데와는 전혀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제이텔의 뒤를 이어 엠플러스텍도 적극적으로 PDA시장에 나서고 있다.

엠플러스텍은 최근 컬러 화면을 갖고 있는 PDA "제스컬러"를 내놓고 제이텔을 위협하고 있다.

엠플러스텍은 또 무선인터넷에 곧바로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PDA "제스패드"를 출시,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제스패드는 개인휴대단말기(PDA)보다 한단계 앞선 것으로 운영체제(OS)로 MS의 "윈도CE3.0"을 사용해 워드,엑셀,파워포인터를 쓸 수 있다.

엠플러스텍을 이끌고 있는 오봉환 사장(41)은 젊은 나이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다.

오 사장은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0년 일찌감치 그래픽카드 전문업체인 가산전자를 설립했다.

멈출 줄 모르는 성장을 계속하던 가산전자는 그러나 IMF구제금융의 직격탄을 맞아 부도가 나기도 했다.

오 사장은 피나는 노력끝에 부도를 극복하고 회사를 정상화 했다.

오 사장은 회사 이름까지 엠플러스텍으로 바꾸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 사장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코스닥등록 기업인 엠플러스텍은 미국 리눅스업체 레드햇과의 합작이 불발되면서 주식지분과 관련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오 사장은 그러나 "지금까지의 불신을 씻고 우수한 기술력으로 초인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