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인 IMT-2000은 올해 통신업계의 최대 화두.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공기업인 한국통신은 물론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등 내로라하는 민간 대기업들까지 IMT-2000 사업을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각 대기업들은 IMT-2000 사업권 여부가 향후 통신사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만큼 진두지휘하는 실무 총책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가들을 대거 포진시키고 있다.

한국통신의 남중수 상무,SK텔레콤 조민래 상무,LG IMT-2000사업단 이정식 상무,삼성전자 김운섭 상무,LG전자 연철흠 상무 등이 그들이다.

한국통신 IMT-2000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남중수(45) 상무.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격론을 벌일때는 조목조목 논리를 세우며 한치의 양보도 않는다.

한국통신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통.지난 80년 정무장관 비서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82년 한국통신 경영기획과장으로 통신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경영계획국장,위성턴사무소장,인사국장,경영지원실장,사업협력실장 등 국내 최대 통신회사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통내에서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고속 승진을 거듭해 "차세대 주자"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SK텔레콤 IMT-2000사업단 사업전략팀장인 조민래(46) 상무.날카로운 눈매에서부터 역시 전략가다운 면모가 풍긴다.

다소 성질이 급한 그는 논쟁에서도 말을 빙빙 돌리지 않는다.

정곡을 찌르는 것이 직설적이다.

73년 체신부에서 관료로 출발,통신정책국 등을 거치면서 통신시장 경쟁체제 정책도입에 핵심멤버로 참여했던 정책기획 전문가로 불린다.

SK텔레콤에는 조 상무외에 IMT-2000 등 차세대 사업을 내부에서 진두지휘하는 빅메이커가 숨어있다.

최재원(37) 전무가 바로 그 주인공.최 전무는 SK그룹 오너의 직계로 언론 등 외부에는 얼굴을 전혀 비치지 않지만 SK텔레콤내에서 IMT-2000뿐 아니라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LG그룹 IMT-2000사업단 기획담당인 이정식(42) 상무.정통 관료에서 민간기업인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지적재산권 분야 미국 박사학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해박한 논리로 무장해있다.

지난 95년 통상부 서기관을 끝으로 LG그룹으로 옮겨 주로 구조조정본부에서 실무기획을 담당했다.

LG IMT-2000사업단에는 이 상무외에 사업단장을 맡고있는 박운서(61) 부회장이 활약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상공부 차관,한국중공업 사장 등을 지내 정부와 업계에 대표적인 마당발로 통한다.

그의 움직임을 경쟁업체들이 면밀히 체크해 정보사항에 올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삼성전자 김운섭(48) 상무는 자타가 인정하는 논객.최근 IMT-2000 동기식과 비동기식 기술표준을 놓고 수세에 몰린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느라 침이 마를 정도이다.

각종 토론회마다 삼성의 대표주자로 참석해 "동기식 우위론"을 설파하고 다닌다.

삼성전자가 기존 CDMA에서 누려온 우위를 계속 이어가느냐,아니면 경쟁기업과 외국업체들에 시장을 내주느냐는 김 상무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경영지원팀 이사,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이사를 거쳐 지금은 정보통신총괄 기획지원팀장으로 일한다.

LG전자 연철흠(41) 상무도 논쟁이 벌어지면 상대방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한 논리로 무장돼 있다.

그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국제검증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적 표준화 연구결과 및 동향을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런만큼 최근 IMT-2000 기술표준 논쟁에서 LG의 비동기 논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가 패널로 참가하는 논쟁에서 언제나 비동기 주장이 우세한 위치를 점한다.

지난 99년부터 LG전자의 차세대통신연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