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사업자 선정을 불과 2개월여 앞둔 지금까지 기술표준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일부 사업자는 서비스 연기론을 들고 나와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IMT-2000 기술표준협의회 주최로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기술표준 공개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업계측 참석자들은 동기와 비동기식 기술표준을 놓고 또 한차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반면 학계및 시민단체 참석자들은 정부의 소신 없음과 업계의 지나친 자사 이기주의 등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IMT-2000의 주요 쟁점사항을 정리한다.

◆갈수록 꼬이는 기술표준=정부는 사업계획서 제출기한을 한달 연장하면서까지 기술표준 문제를 마무리지으려 했다.

정부의 생각은 한달간여유를 더 두고 특정 사업자를 동기식으로 유도해보자는 것.

그러나 기술표준협의회를 구성해 몇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업체들은 비동기식에 대한 집착을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특정 사업자를 중심으로 IMT-2000서비스 연기론까지 대두되면서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비동기 방식으로 단일화되더라도 국산 장비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출 때까지 서비스 시기를 연기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정통부가 서비스 시기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SK텔레콤에 8백㎒ 대역의 주파수 2개 채널을 IS-95C용으로 되돌려준 점을 감안해 일부에서는 이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비스 연기가 바람직한 대안인가=서비스 연기론은 기술표준 논쟁을 잠재우려는 대안으로 제시된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학계나 관련업계에서도 국제 경쟁력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비스가 연기되면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이 선진 외국에 비해 뒤떨어질 뿐 아니라 외국 장비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국내 장비업체가 기술력을 확보하더라도 서비스 업체들이 외산 장비 대신 국산 장비를 구입해줄 것이라는 논리는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동기·비동기 진영간의 상반된 주장=기술표준협의회에서 진행된 네차례 논의과정에서 비동기 우위론에 대한 주장들이 새롭게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모토로라 관계자는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동기식 기술은 오는 2007년께 세계 시장의 7%로 하락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세계 시장에서 동기식이 많게는 40%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비동기 적기 기술개발 가능한가=삼성전자 등은 국내 비동기 기술력이 에릭슨 등 선진 업체에 비해 제품 경쟁력,브랜드력,자금력,연구인력 등 모든 분야에서 뒤진다며 서비스가 예정된 2002년 6월 이전에는 상용기술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개발을 진행해와 2002년 5월까지 선진기술 수준의 비동기 장비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기술표준협의회는 LG전자가 실제 비동기 장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