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이나 캐릭터 분야는 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져요.
아마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인가 봐요. 그렇지만 무에서 무엇인가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면 즐거워요"

한선아(27)씨는 항상 해맑은 미소를 머금으며 매사에 낙천적이다.

한씨는 홈페이지를 꾸밀 때도 그동안 즐겨 읽었던 만화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할 정도로 순수성과 창조능력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지역정보제공 포탈사이트인 사이버타운(www.ctown.net)을 운영하는 코스모정보통신의 캐릭터디자이너가 그녀의 공식직함.회원들의 증명사진을 데이트베이스(DB)화하고 그 사진을 토대로 회원들의 특징을 잡아 캐릭터를 만들어준다.

그녀는 가끔 사이버 성형의사가 되기도 한다.

"캐릭터를 예쁘게 만들어주려고 해요. 항상 제가 고객의 입장이 돼 "어떻게 하면 나의 분신을 더 예쁘고 깜찍하게 만들까"하고 생각해봐요.

그래서 대부분의 증명사진은 무뚝뚝하기 때문에 고객의 얼굴에 메스(?)를 대기도 하죠" 한씨는 미국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교수인 아버지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공부할 때 그곳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는 한국에서 다녔고 중학교는 미국,고등학교 부터는 한국에서 마쳤다.

"사춘기 때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것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을 기를 수 있게 됐죠"

한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컴퓨터그래픽을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아동주거학의 일부인 실내디자인을 전공하던 그녀가 마침내 일을 냈다.

대학교 3학년 때 컴퓨터그래픽 공부를 하고 싶어 학과를 옮긴 것이다.

그때부터 학원을 다니며 그래픽디자이너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졸업 후 CD타이틀과 2D애니메에션을 제작하는 회사에 1년 남짓 다니다 지난 99년에는 한국방송대학교 방송정보학과에 입학했다.

새로 학생이 된 것은 컴퓨터그래픽과 관련이 있는 이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올 봄부터 그녀는 사이버타운의 회원들을 캐릭터로 재탄생시키는 "산파"역을 담당하고 있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산고"의 열매는 달다고 귀뜸한다.

컴퓨터그래픽에 관심이 있는 후배에게 던지는 한 마디.

"기본적으로 미술적인 재능이 있어야겠지만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창조적인 일을 한다곤 하지만 때로는 단순반복이나 밤샘작업도 많아요. 결국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애착이 중요하죠"

그녀의 소망은 단순하다.

좋아하는 컴퓨터그래픽 일을 계속하는 것.

"10년 후에는 아마 더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나중에는 가르쳐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실무의 경험이 이론보다 더 설득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