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K씨의 가방속에는 온갖 첨단장비들이 즐비하다.

초소형 핸드PC와 무선 인터넷폰, 개인휴대단말기(PDA), MP3 등등...

그러나 가방속의 상당부분은 이들 기기에 부속되는 케이블과 각종 연결장치 등이 차지한다.

K씨는 매일 "이같은 선들이 없어지면 얼마나 간편할까"를 생각한다.

K씨는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데스크톱PC와 프린터, 팩시밀리, 전화기, 복사기 등 장비들 사이에 온갖 복잡한 선들이 연결돼 있다.

책상 밑에는 각종 케이블이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자칫 발로 건드렸다간 전원이 나가 업무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선(線)으로부터의 해방"

이는 첨단 정보통신 시대에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과제중의 하나다.

바로 블루투스가 등장하면서 이같은 소망이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블루투스(Bluetooth)란 PC 등 각종 정보기기들간 연결선 없이 상호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무선데이터전송 기술.

이른바 "무선혁명의 총아"로 불린다.

블루투스 무선기술을 장착한 제품들이 반경 10m 이내에 있을 때는 선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1Mbps의 빠른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컨대 노트북PC에 모뎀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가방안에 있는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자동 접속되며 원격으로 프린터기를 통해 원하는 내용을 출력할 수 있다.

가정에서도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TV나 냉장고, VTR 등의 정보가전기기를 무선으로 작동할 수 있다.

<> 개발은 어디까지 =블루투스는 지난 1998년 에릭슨 노키아 IBM 도시바 인텔 등이 블루투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SIG(Special Interest Group)라는 모임을 만들면서 연구가 시작됐다.

지금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는 대부분 참여해 회원사가 1천4백여개에 달한다.

블루투스 컨소시엄은 업체별로 적용분야에 맞게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인텔은 PC와 PDA, 소니는 TV 오디오, 에릭슨과 루슨트는 통신용 모듈 개발을 각각 진행중이다.

현재 속도가 대략 1Mbps 정도인 1.0B 버전이 나와 있고 최대 10Mbps로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2.0 버전은 연말께나 개발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컨소시엄의 주도세력으로 참여하지 못해 단지 외국 소프트웨어를 들여와 모듈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상용화는 언제 =세계적으로 올해말부터는 블루투스를 장착한 각종 기기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IBM과 도시바는 모토로라의 블루투스 PC카드를 내장한 고성능 컴퓨터를 생산할 계획이다.

에릭슨과 저콤도 블루투스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시켜 조만간 제품으로 내놓는다.

국내에서도 올해말께 블루투스를 채택한 PC나 휴대폰 시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블루투스 기술이 내년초부터는 각종 PC뿐 아니라 휴대폰, PDA 등 모바일 기기, 출력기 복사기 등 사무용 기기, TV 냉장고 VCR 등 가전기기 모든 분야에 속속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