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용량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97년 8백56억원이던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98년 1천2백억원, 99년 2천8백억원으로 매년 크게 성장했다.

올해 예상 시장 규모는 4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용량 저장장치는 일반 PC에 들어가는 하드디스크(HDD)와 달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최근에는 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는 1천기가바이트) 단위의 저장장치가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최근 기업들이 처리하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든 업무를 전산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저장해야 할 데이터가 덩달아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IDC는 앞으로 5년동안 기업들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매년 8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05년까지 데이터의 양은 지금보다 18배정도 늘어나게 된다.

IDC는 이런 증가세가 앞으로 10년 정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전세계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백50억달러에서 올해는 3백50억달러로 40%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는 닷컴 기업 영향이 크다.

지난 몇년동안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닷컴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이들의 저장장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 "백업"이 중요해지면서 이를 위한 저장장치 수요도 함께 늘었다.

최근에는 데이터 저장을 전문으로 해 주는 전문업체들끼지 생겨나고 있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 성장을 촉진시키고 있다.

한편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대부분 외국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저장장치 시장 점유율은 한국EMC가 32%, 한국IBM 20%,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11%를 차지했다.

그밖에 컴팩코리아(10%), 한국HP(9%)가 뒤를 이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어 실질적인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외국 제품이 휩쓸고 있는 셈이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