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 결정이 임박하면서 통신장비업계가 동기진영과 비동기진영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동기진영과 LG정보통신을 비롯한 비동기진영은 서로 자기네가 지지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텔슨전자 등 동기식을 지지하는 장비제조업체 대표들은 24일 오전 정통부기자실을 찾아와 "동기식이 기술적으로 우월하고 한국의 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홍순호 상무는 "주파수손실율의 경우 동기식은 7.84%에 불과한 반면 비동기식은 23.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텔슨전자 김동연 사장은 "동기식의 경우 국내 기술기반이 확고한 반면 비동기식의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유럽이나 일본에 한참 뒤져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이 기술적으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술을 외면하고 비동기식을 택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동기진영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LG정보통신 성미전자 등 비동기를 지지하는 업체들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방문, 세계시장 규모나 글로벌로밍(국제적인 상호접속), 기술 등에서 비동기식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정보통신 이정률 중앙연구소장은 "앞으로 시장점유율에서 비동기식이 80% 이상을 차지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제한 뒤 "지금 비동기식을 택하지 않으면 국제시장에서 철저히 고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미전자 유완영 사장은 "장비제조업체의 안정적 개발환경을 조성하고 내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이동통신업체들의 비동기식 채택을 오히려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현 기자 khkim@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