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이틀은 나우콤, 나머지는 두루넷으로 출근합니다. 눈코뜰새없이 바쁘지만 최고의 인터넷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PC통신업체 나우콤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재현(36) 사장은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두루넷의 인터넷사업 총괄부사장과 자회사인 나우콤 사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그는 하루가 48시간쯤 됐으면 싶을 때가 많다고 했다.

요즘 이 사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은 나우콤을 인터넷 회사로 바꾸는 것.

나우콤의 PC통신 서비스 나우누리를 인터넷 기반으로 옮기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 사장은 나우누리를 인터넷으로 옮긴 후 단계적으로 콘텐츠를 유료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유료인터넷 서비스는 아직 무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사장은 나우누리의 주요고객인 젊은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사장은 또 두루넷이 추진하고 있는 포털사업 "코리아닷컴(korea.com) 프로젝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이 코리아닷컴 프로젝트의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그는 "코리아닷컴을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사이트로 키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포털"이라는 단어가 "관문"이라는 뜻인 만큼 인터넷 세상에서 코리아닷컴을 한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 사장은 "필요할 경우 코리아닷컴과 나우누리를 함께 가져갈 수도 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닷컴위기론"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있는 인터넷업체들이 있긴 하지만 모든 인터넷업체들이 안된다는 식으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이 사장은 또 "코스닥등록이 성공의 잣대로 잘못 인식되면서 수천억원의 돈을 벌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라는 생각이 퍼졌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프라인에서 중소기업들이 존재하듯 온라인에서도 중소인터넷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 수익모델에 대한 논쟁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터넷 광고는 수익이 안된다고하지만 사실 국내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에도 올해 들어서야 인터넷 광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작년 우리나라 인터넷 광고 매출은 기껏해야 6백억원 수준"이라며 "모든 인터넷 업체들이 광고로 수익을 올릴 순 없겠지만 분명 인터넷광고 시장은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