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씨어터''가 달라지고 있다.

유명 영화감독들의 신작발표 무대가 생기는가 하면 최신 개봉작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공짜 영화관''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디지털 영화 전문사이트 씨네포엠(www.cine4m.com)은 영화감독들과 손잡고 매달 한편씩 디지털 단편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처음으로 등장한 온라인 상설 디지털 영화관인 데다 아마추어가 아닌 검증된 상업영화 감독들이 만든 단편 신작을 올린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분 안팎의 작품을 중심으로 회사측이 제작비와 장비를 지원한다.

첫 주자는 ''반칙왕''''조용한 가족''의 김지운 감독.공식 개관일인 7일부터 한달간 흡혈귀의 고백을 소재로 한 ''커밍아웃''을 내건다.

뒤를 이어 9월에는 ''간첩 리철진''''기막힌 사내들''의 장진 감독이 ''극단적 하루''를,10월에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일약 충무로 신성으로 떠오른 류승완 감독이 액션물 ''다찌마와 리''를 준비한다.

김지운 감독은 "평소 단편이 장편으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라는 관념을 깨고 독립적인 예술형태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장편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장진 감독도 "디지털이라는 차세대 매체를 통해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로운 영상을 만든다는 게 매력적이며 감독들에겐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씨네포엠을 운영하는 미디어포엠의 김상준 대표는 "디지털 프로젝트는 일반 극장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자유로운 창작물을 인터넷의 특성에 맞게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씨네포엠을 시작으로 영화제작과 연기를 교육하는 온라인 오프라인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등 문화관련 사업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씨네웰컴''(www.cinewel.com)도 화제다.

인터넷 영화관이 대부분 유료회원제이거나 편당 5백원에서 1천원 정도의 관람료를 받는 것과는 달리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다.

현재 액션 드라마·코믹 스릴러 에로 무협 등 5개관에서 1백20여편의 영화를 상영 중이다.

''분닥 세인트''''영웅''처럼 비교적 최근에 개봉됐던 영화도 다수 들어있다.

자체개발한 신 동영상 압축기술을 활용해 끊김현상을 크게 개선한 것도 강점이다.

인터넷 영화관들은 통상 3백kbps 이상의 통신속도를 기준으로 영상을 제공하지만 고속통신망들이 1백kbps 속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해 화면이 자주 끊겨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왔다.

신 동영상 압축기술은 기존 고속통신망 환경에서도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게 공동개발자인 한인규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 교수의 설명이다.

씨네포엠의 김양 대표는 "앞으로 화제작을 중심으로 영화편수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