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CEO들, PI로 승부한다"

최근 인터넷벤처 사장들이 자사 광고에 직접 출연하는 사례가 늘면서 "PI"(President Identity)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PI"란 기업체 사장에 초점을 맞춘 각종 마케팅 활동을 말하며 기업 이미지 통일 작업인 "CI"(Corporate Identity)에 대비되는 용어다.

최근들어 투자자들이 CEO에 대한 평가를 투자조건의 1순위로 꼽으면서 PI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

PI는 특히 CEO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기업 가치를 올리는 "윈윈 전략"으로 통한다.

PI 마케팅의 첫 테이프는 지난해 7월 이진성 인츠닷컴 사장이 끊었다.

이 사장은 "슈퍼맨" 분장을 하고 인츠닷컴이 본격 개시하던 "보물찾기" 이벤트를 홍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뒤이어 와와컴의 금두경 전 사장이 자사 광고에 등장했다.

최근에는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김병진 노머니커뮤니케이션즈 사장,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 등이 연이어 신문과 방송 광고에 직접 출연, 자사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켰다.

특히 드림위즈의 경우 한글과컴퓨터 사장 때부터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던 이 사장이 지난해말 새로 회사를 만들면서 자사 홍보에 직접 출연,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보안컨설팅업체 시큐어소프트의 김 사장은 지난 5월 자사의 컨설턴트 2명과 함께 광고에 출연했다.

국내에 아직 정착되지 않은 보안컨설팅을 사장이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 설명함으로써 고객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다는게 회사측 전략이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소장은 자사가 백신전문업체에서 종합보안업체로 거듭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안 소장이 파격적으로 머리를 염색한 광고를 지난 6월말부터 내보내 화제를 모았다.

메디다스 바이오시스 무한기술투자 등 메디슨 계열사 CEO 30명은 "메디슨 연방 발대식"을 함께 치른 사진을 광고로 내보냈다.

인터넷 벤처 CEO의 잇단 광고출연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는 느낌은 신선 그 자체이다.

젊은 벤처사장들의 참신한 이미지가 광고를 통해 여과없이 전달됨으로써 해당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EO의 광고출연은 이미지제고 외에 광고비용 절감이라는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을 한번 캐스팅하려면 많게는 수억원의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반면 PI 광고는 출연료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김 시큐어소프트 사장은 "보안컨설팅은 e비즈니스를 구축할 때 맨 처음 고려하는 핵심 인프라지만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라면서 "신뢰성과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컨설팅 광고다 보니 사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직접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musoyu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