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혁명의 제2막이 올랐다. 큰 자금없이 야심찬 비전만을 가진 닷컴들이 인터넷 혁명의 서막을 열었다면 제2막은 공장과 창고,소비자를 웹으로 옮기고 있는 전통적인 대기업이 주도할 것이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근호(24일자)는 구경제 기업이 웹에 기반을 두는 방향으로 경영방식을 개편, 생산 재고 주문시스템 등을 개선할 경우 순수 인터넷업체와는 비교가 안되는 가공할 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이제 인터넷을 새롭게 지배하는 것은 이들 웹을 활용하기 시작한 전통기업이라며 닷컴을 추격하고 있는 잭 웰치 제네럴 일렉트릭(GE) 회장을 비롯한 구경제 기업 대표주자 12명을 "E 갱"으로 선정, 커버스토리로 소개했다.

이들이 이끌고 있는 12개 기업의 종업원은 약 1백만명, 지난해 매출도 4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잭 웰치 회장의 경우 진정한 웹 혁명을 일궈내고 있다는게 포브스의 분석.

그가 인터넷을 접한 것은 불과 18개월 전이다.

그때까지 타자기도 다룰 줄 몰랐다.

물론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 매출 생산성 이윤 등 어느 면에서나 그는 승자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한 그는 기존 비즈니스 관행을 파괴할 것을 모토로 웹기반을 구축해 갔다.

잭 웰치는 "구닥다리들이 머잖아 순진한 닷커머(dot-commers)들을 때려 눕힐 것"이라며 자신감에 넘쳐 있다.

구경제기업들은 이 작업을 노벨상 수상감으로 여기고 있으나 로켓과학이 아니라 그저 숨쉬기와 같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91년 인터넷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해외판매 담당 책임자로 취임한 존 챔버스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켜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그 결과 현재 고객중 80%가 인터넷 주문을 하고 있으며 총거래의 87%가 인터넷으로 해결된다.

회장에 취임한 95년 12억달러였던 시스코의 연매출액은 올해 2백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의 최고경영자 칼리 피오리나는 지난해 7월 미국의 30대 기업 가운데 최초의 여성 경영자로 취임했다.

인터넷 시대의 전략적 마인드를 강조하며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 결과 연간 7천5백만달러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HP의 주가는 피오리나 취임 후 29%가 올랐다.

델타 항공사의 레오 멀린 회장이 인터넷을 통해 일궈낸 효과도 눈부시다.

97년 델타 회장에 취임한 멀린은 항공권 경매 프로그램 등 각종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그룹 연매출액의 10%(14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델타는 고객과 관련된 40여개의 인터넷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중개업체인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 회장은 온라인 경매를 적극 활성화해 기업을 키웠다.

엔론의 올해 온라인 경매액은 4천억달러로 총매출액의 절반에 이를 전망이다.

스킬링은 3백80명의 프로그래머와 중개인을 투입해 "온라인 엔론"을 출범했고 덕분에 천연가스 부문 매출액이 올 1.4분기에만 44%나 늘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온라인 사업부문 "e-GM"을 맡고 있는 마크 호건.

출범한지 1년만에 e-GM은 연간 5만대의 승용차와 트럭을 판매하는 그룹의 핵심부서로 성장했다.

올 매출액은 10억달러로 예상된다.

이밖에 온라인 경매업체 도브비드(Dovebid) 회장인 로스 도브, 의류업체 랜즈엔드(Land"s End)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다이어, 대형 할인점 월마트닷컴의 최고경영자 장 잭슨, 제약회사인 메르크 메디코(Merck-Medco Managed Care)의 페르 로프버그 회장, 백화점인 노드스트롬닷컴의 대니얼 노드스트롬 최고경영자,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 슈왑의 찰스 슈왑 회장 등이 12인에 포함됐다.

<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