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과 관련,정부가 컨소시엄을 적극 유도하고 나서자 신규 사업자인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오히려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미 컨소시엄 형태를 갖고 있어 다른 사업자와 달리 반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만약 정부의 컨소시엄 방침에 따라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등 사업자가 중소.벤처기업을 끌어들일 경우 한국IMT-2000컨소시엄 소속 상당수 회원사들의 이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신규사업자 우대정책을 포기함에 따라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사업권 확보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면서 회원사들의 동요가 확산될 움직임이다.

현재 한국IMT-2000컨소시엄에는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10개 무선호출사업자,3개 TRS(주파수공용통신)사업자,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소속 2백11개업체,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속 회원사,50여개 유선방송사업자 등이 포함돼있다.

이 가운데 특히 정보통신분야 기술력을 갖고 있는 PICCA 회원사들은 기존 거대 사업자들로부터 상당수 제휴손짓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이미 대기업 여러곳에서 협력의사를 묻는 전화를 여러통 받고 있다"며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계속 사업권에서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대다수 PICCA 회원사들이 컨소시엄 이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극한 상황에서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해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사업권 의지를 접고 중도 탈락할 경우 IMT-2000 사업권을 향한 게임은 의외로 단순해진다.

3장의 티켓을 놓고 3개 사업자가 경쟁하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사업권 확보 야심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방향을 선회해 중견기업 및 해외사업자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다시말해 기존에는 중소.벤처기업을 대거 끌여들이는 "세불리기"가 주요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한국IMT-2000사업단장인 이종명 상무는 "정부의 공정경쟁 유도 의지만 확고하다면 실력으로 맛붙을 준비를 하겠다"며 "통신사업능력과 자금력을 가진 중견기업및 해외사업자와의 제휴는 이같은 필요성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조만간 새로운 전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위해 3~4개 해외 사업자와 지분협상까지 들어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새로운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는 아직은 미지수지만 만약 실력있는 업체들과 제휴를 성사시켜 기존 "빅3"에 대항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게임이 다시한번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