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PC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모두 1백74만6천대의 PC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만7천6백대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실적이다.

이중 데스크톱은 1백55만6천대, 노트북은 19만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상반기에는 데스크톱이 38만2천대, 노트북은 5만5천6백대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PC시장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반기 시장 규모가 상반기보다 20~30%정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PC시장이 급속히 성장한 가장 큰 이유로 폭발적인 인터넷 사용인구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PC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PC시장 규모는 인터넷의 성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과 PC의 상관 관계는 이들의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백62만3천명이던 인터넷 사용자는 지난 5월 1천5백3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만에 무려 2백31% 증가한 것이다.

비슷한 기간의 PC시장 성장은 오히려 인터넷 시장 성장률을 앞질렀다.

올해 상반기 PC시장 규모는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2백98% 성장했다.

이런 결과가 인터넷과 PC의 관계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둘 사이의 비례관계를 보여주기엔 충분하다.

상반기 국내 PC시장의 가파른 증가에는 PC 가격의 하락도 한몫했다.

PC 가격이 싸지면서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실제 구매에 나서게 한 것이다.

PC가격 하락에는 정부가 주도한 인터넷PC의 역할이 컸다.

인터넷PC는 사업자체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전체 PC의 가격을 크게 낮추는 촉매 구실을 했다.

지난 10월 인터넷PC가 처음 선보인 후 얼마 있지 않아 대부분의 PC생산업체들이 자사의 PC 가격을 평균 30% 낮췄다.

국내 대표적인 PC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6월 중앙처리장치(CPU) 펜티엄III 4백50MHz, 하드디스크 8.4기가바이트(GB)를 채용한 PC를 2백15만~2백20만원에 팔았다.

이들 회사는 그러나 인터넷PC가 나온 후 1백49만~1백60만원으로 떨어뜨렸다.

불과 몇달만에 PC 가격이 최고 71만원까지 내린 것이다.

올 상반기 매출 급증에는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 문제로 인한 대기수요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주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Y2K를 우려해 PC 구입을 미뤄 왔던 소비자들이 2000년을 넘기면서 PC를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