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1초에 12조3천억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사람 뇌의 계산능력을 능가하는 컴퓨터를 만들려는 계획(Advanced Strategic Computing Initiative)에 따라 개발된 것으로 두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이다.

`ASCI 화이트"로 명명된 이 컴퓨터는 8천1백92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고있으며 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물리쳐 화제가 된 `딥 블루"보다 1천배나 빠르다.

컴퓨터 크기는 바닥면적이 9백21평방미터 나 되며 무게는 1백6t, 소모전력도 일반 가정 1천가구분과 맞먹는 1.2메가와트(MW)이다.

IBM은 에너지부와의 핵무기 실험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슈퍼컴퓨터를 개발한다는계약에 따라 이 슈퍼컴퓨터를 올 여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로 보낼 예정이다.

IBM과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 이 슈퍼컴퓨터가 핵폭발 상황을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핵실험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 데이비드 쇼글러 대변인은 "3차원 핵실험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려면 지난 85년 당시 가장 빨랐던 컴퓨터로도 6천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슈퍼컴퓨터 연산속도가 초당 1백조회에 도달하면 컴퓨터 모의핵실험이 한달내에 가능하며 2004년이면 그런 컴퓨터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의 이번 ASCI 화이트 개발은 컴퓨터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컴퓨터 성능은 12-18개월마다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깬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컴퓨터였던 IBM의 `ASCI 블루 퍼시픽"의 연산속도는 초당 3조8천8백억회인데 비해 21개월만에 등장한 ASCI 화이트는 초당 12조3천억회로 3배이상 빨라져 무어의 법칙에 맞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ASCI 화이트보다 약 1천배 빠른 계산속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있으며 IBM의 현재 개발속도로 볼 때 인간의 뇌를 능가하는 슈퍼컴퓨터는 10년 정도후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