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규모의 합병발표로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장거리통신업체들인 MCI월드컴과 스프린트의 합병이 무산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와 미 법무부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빠르면 다음주중 합병승인 여부에 대한 미 법무부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법무부가 현재로선 양사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 반독점 당국은 MCI월드컴이 스프린트를 인수할 경우 미국내 장거리 전화부문과 인터넷 관련시장의 절반을 지배하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전문가들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판결을 계기로 미 법무부가 반독점에 한층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월드컴과 스프린트는 AT&T에 이어 미국내 장거리전화시장의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는 작년 10월 사상최대금액인 1천1백50억달러규모의 합병에 합의한후 합병작업을 벌여 오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내달 5일 열리는 회의에서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몬티 EU집행위 경쟁담당위원은 "양사의 합병에 반대한다"며 월드컴이 타협안으로 제시한 스프린트의 인터넷부문 매각방안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