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업계의 거물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리처드 스톨먼 MIT대 교수.같은 시기에 서울에 모인 이들 "3인방"은 세계적인 명성만큼이나 스타일에서도 독특한 면모를 보여 가는곳마다 화제를 뿌렸다.

세계 소프트웨어업계의 거두인 빌 게이츠(45)회장."컴퓨터의 황제"란 별명답게 그는 모든 것을 "최고"로 선택한다.

지난 13일 자신의 특별전용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트랩을 내렸다.

그가 묶은 곳은 신라호텔 스위트룸.하루 방값이 5백만원으로 방한때마다 여기서 휴식을 취한다.

게이츠 회장은 14일 안병엽 정통부장관,남궁석 의원,구자홍 LG전자회장,조정남 SK텔레콤사장 등 IT분야 핵심인물들만 만났다.

세계 네트워크 업계를 리드하는 존 챔버스(51)회장.정열적인 강연으로 유명한 그는 연설중에도 가만히 서있지 않는다.

14일 공개강연회에서도 청중 사이를 오가며 화려한 언변을 구사해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챔버스 회장은 비즈니스에서도 탁월한 외교적 술사를 발휘했다.

하나로통신과 투자조인식을 가진 자리에서 신윤식 하나로통신사장이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하나로를 잊지 말라"고 하자 챔버스 회장은 "약속의 의미로 나의 아내와 집전화번호를 적어주겠다.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말했다.

그는 출장때 비서없이 이코노미클래스만 이용하며 호텔도 일반실에 투숙하는 등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세계 리눅스분야 대부인 스톨먼(47) 교수.그는 기인적인 풍모로 입국때부터 주위 시선을 붙잡았다.

긴 머리에 얼굴 전체를 덮은 턱수염,허름한 옷차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그가 머문 곳은 평소 친구관계인 이만용(29) 리눅스코리아이사의 8평짜리 원룸아파트였다.

각국 요리를 좋아해 15일 점심때는 현대백화점 지하 식당가에서 냉면을 두그릇이나 비웠다.

취미는 피리불기와 각국 전통음악 듣기.어디서나 음악이 흘러나오면 피리를 꺼내 즉석에서 연주한다.

포크댄스와 요리,물리이론 풀기,말꼬리잇기 등 독특한 취미도 갖고 있다.

스톨먼 교수는 여행을 좋아해 지난 86년에도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