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의 IMT-2000 정책초안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업자수와 선정방식은 물론 기술표준에 대해 정통부의 의지가 윤곽을 드러내자 해당 업체들은 이해득실을 따져 앞으로의 대처방안 마련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우선 사업자수 3개 선정안에 대해 하나로통신 등 한국IMT-2000컨소시엄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기존 사업자 중심의 컨소시엄 형태의 3개 사업자 선정''에 무게를 둔데 대해 한국IMT-2000컨소시엄 관계자는 "효율적인 경쟁을 위해 반드시 신규사업자를 1개이상 선정해야 한다"며 "이번 정부의 초안은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을 지나치게 옹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등은 ''기존 사업자중심의 3개 선정안''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컨소시엄 형태''에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권을 딸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수가 모두 7개로 늘어난다"며 "정부가 단점으로 지적한 중복.과잉투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컨소시엄은 소유구조 분산을 초래해 사업 수행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통신 SK텔레콤 등은 그동안 컨소시엄 형태로 갈 경우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울 뿐더러 책임경영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줄곧 독자 참여안을 주장해왔다.

정통부가 기술표준을 복수표준보다는 동기식(단일표준)에 무게를 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LG그룹 IMT-2000사업단 관계자는 "통상마찰이나 해외시장 진출 등 여러측면을 고려할 때 동기와 비동기를 업계 자율로 채택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며 "정부가 동기쪽에 비중을 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반해 그동안 내심 동기식의 단일표준을 염두해온 SK텔레콤은 국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통부의 초안에서 제시된 "기존 주파수로도 IMT-2000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IMT-2000 사업자 선정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권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들까지 사실상의 IMT-2000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면 사업권 확보 자체가 의미없다"며 "이번 정통부 방침은 후발 사업자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