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이 바람직한가,아니면 단독 참여가 효율적인가"

IMT-2000 사업참여 형태를 놓고 사업자들간의 이해가 엇갈려 있다.

사업권 획득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업체들의 경우 단독 참여를 선호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 여부는 기본적으로 해당업체들의 사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지난 96년 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정부는 뒤늦게 심사항목을 보완해 사업 참여자들에 "컨소시엄 주주의 구성 내역"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있게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이번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정부가 또다시 비슷한 조항을 들고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독자냐 연합이냐=현재 사업자별로 단독 참여안과 컨소시엄 구성안 등 두가지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단독 참여안을 주장하는 사업자들의 경우 무엇보다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LG그룹 IMT-2000사업단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이보다는 확실한 하나의 세력이 주도하는 게 책임경영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PCS 사업자 선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일단 사업권을 따고 나면 참여업체들이 이득만 챙기고 제각각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도 "실제 일부 PCS 업체의 경우 당초 컨소시엄에 출자했던 대다수 업체들이 상당액의 주가차익만 챙기고 지분을 철수해 결국 해당 PCS업체의 주가하락 등 경영난을 부추긴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로통신 등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단독 참여로 갈 경우 특정 대기업들만을 살찌우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보다는 여러 중소기업 등을 참여시켜 부를 재분배한다는 차원에서도 컨소시엄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자들 움직임=정부 의지가 결정적인 변수이므로 정부 방침을 기다려보자는 게 사업자들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등은 모두 독자 노선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경우 내심 자회사인 한통프리텔 등과 별도법인을 설립해 IMT-2000 사업에 도전하려는 생각이고 SK텔레콤도 신세기통신과 연합해 단독으로 사업권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LG그룹도 LG텔레콤과 데이콤을 중심으로 별도 법인을 설립하든,현재 IMT-2000사업단으로 신청하든 관계없이 단독으로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포부이다.

이에반해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이미 참여해있는 하나로통신 등 기존 통신사업자에다 벤처기업연합회,종합유선방송 사업자 등을 끌어들여 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입장이다.

<>정통부의 구상은=정통부는 이달말 사업자 선정방식을 결정한 후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복안까지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통부가 컨소시엄 형태를 간접적으로 유도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건실한 중소.벤처기업을 안고 들어온 업체들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등의 기준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현행 통신기본법에는 특정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할 수 없도록 돼있다.

지난 PCS사업자 선정당시 최대 대주주 지분을 33%선으로 묶었던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소유분산을 촉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유도하는 길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정부가 컨소시엄을 유도할 경우 외자유치 차원에서 해외업체들에 일정지분을 할당하도록 하는 방침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