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이제는 디지털이다"

디지털 음악기기 시장이 급성장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음악을 내려받거나 MP3 파일로 음악을 저장했다가 직접 재생,또는 테이프 저장 등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음악 기기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현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제품도 있어 "사이버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LG전자는 올초 "인터넷 노래방" 기기를 내놓고 지금까지 모두 1만여대를 판매했다.

하반기에도 매달 1천5백대씩 팔게돼 올해 국내 총 판매 대수는 2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의 경우 오는 8월부터 일본에 매달 1천대씩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중국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본은 노래방(가라오케)의 종주국이고 중국에도 최근 노래방 문화가 급속히 번지고 있어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 물량은 폭발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 노래방 기기는 노래방에서 필요한 음악과 영상 데이터를 인터넷 유.무선 망을 통해 내려받아(다운로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IC 카드(메모리)나 CD(컴팩트 디스크)를 이용한 기존 노래방 시스템보다 신속하게 최신곡과 영상 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이 기기를 쓰면 수록곡집을 찾지 않고 모니터 화상에서 직접 리모컨으로 선곡할 수 있어 PC 사용에 익숙한 젊은층이 특히 좋아한다고 LG전자측은 전했다.

LG전자는 이 기기를 중견 노래방 시스템 업체인 "아싸(ASSA)"와 공동 개발했으며 시장 개척도 함께 하고 있다.

가격은 기기 한대에 70만원이다.

나래앤컴퍼니의 인터넷 음악방송사인 겟뮤직( www.getmusic.co.kr )은 "사이버 주크 박스"라는 디지털 음악기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겟뮤직은 지난 4월부터 이 기기를 보급해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피자헛),미용실(박준미장),생맥주집 등 모두 30곳에 공급했다.

이 제품은 60~70년대 서구 영화에서 자주 나오던 주크박스의 "인터넷 버전"이다.

동전을 넣고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듣는다는 점은 같지만 필요한 음악을 끌어오는 방식은 다르다.

레코드나 CD의 자리를 인터넷과 MP3 파일이 대체한 것이다.

겟뮤직측은 7만여곡의 음원을 확보(히트정보와 공동)해 초고속통신망 업체 두루넷의 서버에 저장해놨고 이 음악을 인터넷 망을 통해 사이버 주크 박스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게 된다.

기기 한대에 한번에 저장할 수 있는 곡은 1천 가지여서 고객은 1천곡 가운데 마음대로 골라 들을 수 있고 사업자도 역시 7만곡 가운데 자유롭게 1천곡을 선곡할 수 있다.

기기는 3백80만원이고 인터넷망 이용료가 매달 9만9천원이다.

일반 이용자는 음악 한 곡을 듣는데 2백원씩 내게 된다.

겟뮤직 관계자는 "수익은 한대에 평균 매달 20만~30만원 선이고 이 밖에 고객을 늘리고 매장 이미지를 높이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엠바이엔(전 두인전자)은 올 초부터 초고속 카세트 테이프 녹음 자판기인 "뮤직시티"를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음악을 MP3 파일로 압축해 기기에 저장해놓고 고객이 테이프에 담을 노래를 선곡하면 해당 음악을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 담아주는 시스템이다.

선곡부터 녹음,케이스 제작,가사 프린트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분. 뮤직시티 기기는 LG산전이 제작했으며 대당 판매가는 1천만원이다.

엠바이엔은 현재 이 기기를 에버랜드,동대문 대형 상가 등에 설치했고 지하철역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올 연말까지 목표는 5백대. 엠바이엔 관계자는 "최근 인도 브라질 중국 동유럽 등 해외 사업자들의 문의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자판기에는 이 밖에 한솔텔레콤의 CD 자판기,일본 브이싱크(V-Sync)의 MD 자판기 등이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