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음성인터넷통합(VoIP) 시대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VoIP는 데이터 음성 신호처리가 동시에 가능한 인터넷 통신분야의 핵심으로 인터넷 전화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VoIP 시장이 대략 3천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두배이상 신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T 투자가 상승세를 타면서 VoIP 네트워크 구축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장비업체, 그리고 컴퓨터 전화통합(CTI) 업체들이 서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VoIP 시장으로 집결하고 있다.

음성뿐만 아니라 화상까지 지원하는 VoIP 기술을 개발하는가 하면 별정 통신사업자와 콜센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 개발업체들의 관심은 주로 후자에 집중되고 있다.

VoIP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 것 못지 않게 애플리케이션도 중요하다.

장비업체들은 자사 장비에서 구현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텔레포니, 콜센터,멀티미디어 회의, 인터넷 팩스, 통합 메시징 서비스 등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서서히 웹과 모바일 분야로까지 응용 솔루션이 폭넓게 자리잡는 추세다.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이 시대의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태생이 서로 다른 트래픽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첫째 음성의 효과적인 전달이 문제다.

음질을 높이기 위한 IP 서비스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끄러운 음성 전달과 서비스 다양화를 위해 많은 프로토콜이 개발됐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둘째 사용자들의 VoIP에 대한 준비는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실제로 VoIP 게이트웨이를 통한 음성통화는 기존의 전화통화와 약간 차이가 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음질상의 문제는 많이 향상됐지만 음성을 디지털화한 후 다시 복원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약간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셋째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VoIP의 주고객은 당분간 통신업체가 될 전망이다.

물론 VoIP는 기업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VoIP 장비를 이용, 본사와 지사간에 통화비를 절감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만 이는 인터넷 콜센터 솔루션으로 사용된 경우가 대다수다.

인터넷을 통한 무료전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나 본사와 지사간 솔루션 구축을 위해 VoIP 장비를 구입하는 초기 투자비용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넷째 국내 VoIP 장비업체들은 선발업체의 기술과 국제표준을 준수하면서 기술 축척을 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인터넷 장비시장은 선발 외국업체들이 상당수 장악하고 있으며 장비 수입 의존도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시장 과잉에 따른 국내 업체간 경쟁까지 따진다면 미래의 가치창출을 위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국내 VoIP 장비업체들이 기술개발과 투자에 전념하는 것은 VoIP 시장이 응용 분야와 잠재 서비스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VoIP는 현재 진행형인 기술이며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이는 분야다.

VoIP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존 전화통신을 대체하는 것이다.

국내 VoIP 관련업체들은 예전처럼 외국업체의 음성보드를 들여와 단순히 조립만 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박인수 < 에스엘시스템즈 대표 ispark@s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