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4년 안에 세계적으로 10억대 이상의 PC가 인터넷에 연결돼 한해 1조달러 이상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세계경제는 e비즈니스를 축으로 재편된다"(크레이그 배럿 인텔 사장)

최근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불안한 전망 등으로 인해 세계 증시가 혼돈에 빠져 있지만 세계적 기업들의 e비즈니스 전환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통합된 거대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새로운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낡은 업무과정을 해체시킴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며 업무효율을 높였다.

미국에서는 e비즈니스를 통해 수많은 "e재벌"이 탄생됐다.

지난 96년 설립된 E*트레이드는 값싼 주식중개료를 무기로 간판을 내건지 3년만에 전세계 1백19개국에 고객을 둔 싯가총액 57억달러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 이베이 찰스슈왑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업체들은 기존 기업의 시장을 잠식하며 최고의 기업으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기업들도 e비즈니스 성공사례를 쏟아내고 있다.

GE는 인터넷구매시스템(TPN)을 통해 30%의 인건비와 20%의 구매가격을 절감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3사는 공동 e마켓플레이스 구축으로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그룹은 2002년의 IT시장 규모 3조3천억달러중 50% 이상이 기업의 e비즈니스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 경제가 온통 e비즈니스 열풍에 휩싸이면서 한국 역시 더이상 e비즈니스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지 않다.

사이버 거래, 온라인 경매, 글로벌 구매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한 새로운 경영기법이 앞다퉈 도입되고 이에 상응하는 기업문화와 프로세스 혁신이 화두가 되고 있다.

IT 혁명에 뒤처져 있던 대기업들도 너나할 것 없이 빅닷컴(Big.com)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있다.

빅닷컴이란 소규모 벤처기업을 가리키는 스몰닷컴(Small.com)에 대비되는 말로 인터넷과 e비즈니스로 재무장한 대기업을 의미한다.

대기업들은 e비즈니스 물결을 타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아래 그룹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IT 혁명의 적극적 수용에 두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 그룹의 e비즈니스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e비즈니스의 활용측면에서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을 뿐아니라 낡은 업무 프로세스와 육중한 조직을 스몰닷컴들처럼 발빠르게 혁신하지못한 탓이다.

낡은 조직을 e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고치는 이른바 "e엔지니어링"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차별적으로 외국의 e비즈니스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외국의 솔루션을 그대로 작동시키면 시스템이 잘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국내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정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의 사업환경과 조직문화에 맞는 한국적 e비즈니스모델의 개발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