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가 1천3백만명을 넘어섰으나 인터넷문화가 정립되지 않아 곳곳에서 역기능이 표출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적어준 개인정보가 타인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전자우편함에는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음란 CD를 사라는 편지가 끊임없이 들어온다.

인터넷을 통해 남녀간의 불건전한 접촉이 이뤄지는 사례도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아졌다.

인터넷 공간에 음란물 폭력물이 범람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와 관련,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정보화전략회의에서 정보화의 역기능을 막고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최근 1천4백여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90% 이상의 응답자가 인터넷문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은 금년말까지 "밝은 인터넷 세상"을 유도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사이버문화개혁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사이버 컬처21"로 명명된 이 캠페인은 정보화의 순기능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이 인터넷을 생활화하도록 도우며 인터넷의 역기능을 억제하는데 촛점이 맞춰지게 된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올해말엔 2천만명을 돌파,거의 두명당 한명꼴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새롭게 형성되는 인터넷문화가 어둡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밝은 인터넷 세상"이 열릴 조짐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존엄성이 인터넷을 통해 살아나는 "인터넷 휴먼 르네상스"를 점치기도 한다.

13면에 계속 한국경제신문이 캠페인의 목표를 "밝은 인터넷 세상"으로 잡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인터넷은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한두달 또는 반년만에 만나곤 했던 친구 친척을 요즘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날마다 만나곤 한다.

해외에 유학중인 자녀와 거의 매일 E메일을 주고받고 고민거리을 상담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인터넷에서 취미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정을 주고받기도 한다.

정보통신부장관을 지낸 남궁 석 국회의원당선자는 최근 발간한 "아이 라이프"란 책에서 20세기 산업화가 인간을 소외시켰다고 전제한 뒤 "정보화사회는 사람과 사람간에 따스한 정이 흐르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광현 기자 khkim@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