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가 유력한 거래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막상 B2B 전문업체들은 실적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온라인거래망을 구축, B2B 전문업체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고객들과 접촉함으로써 B2B 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인터넷캐피털그룹(ICG)은 몇달전만 해도 B2B 시장의 선두주자로 한때 싯가총액만 5백60억달러에 달하는 등 월가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의 웹페이지를 찾는 고객들이 급감하면서 싯가총액이 3백65억달러나 빠졌다.

전자상거래 전문업체들의 부진은 지난 2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내 자동차 "빅3"가 온라인상에서 자동차관련 부품 등을 자체 조달할 웹사이트를 구축키로 방침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이 때부터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전자상거래를 위한 독자적인 온라인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화학업계의 거인 듀퐁은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위한 제휴협정을 ICG와 체결했지만 이와 별도로 향후 2년간 10억달러를 투자, 자체 온라인 거래망을 구축키로 방침을 정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도 지난해 플라스틱 수지제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GE폴리머랜드닷컴을 따로 설립했다.

GE플라스틱의 제이 포머로이 대변인은 "우리회사와 고객간 아무런 중간단계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GE폴리머랜드닷컴은 웹상에서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ICG의 화학업종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플라스틱스넷닷컴은 불과 44만5천3백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을 뿐이다.

최근엔 미국내 3대 제지업체인 인터내셔널페이퍼 조지아퍼시픽 웨이어하우저 등도 온라인 거래를 전담할 자체 웹사이틀 구축키로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월트W 버클리 ICG 최고경영자(CEO)는 타사의 CEO들을 방문, 자사의 웹페이지에서 거래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자체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어 B2B 전문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