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창업, 더이상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20,30대 젊은이들의 인터넷 관련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연령이 언제나 30대 이하인 것은 아니다.

지난 3월3일 인터넷 기업인 프라블럼픽셔닷컴을 출범시킨 리처드 블레치먼씨가 대표적인 경우.

리처드씨는 이미 환갑을 넘긴 나이다.

인터넷 세계에 눈을 뜨기 전 리처드씨는 모기지(mortgage)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했다.

그러다 차츰 인터넷을 모르고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는걸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컴맹탈출"을 위해 우선 노인들을 위한 컴퓨터 강좌를 찾아 나섰다.

그래도 미심쩍은 부분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16살짜리 손자에게 물어가면서 배웠다.

그가 차린 프라블럼픽셔닷컴은 모기지 관련 컨설팅과 기타 금융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담당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그는 벌써 개인투자자로부터 5만달러의 엔젤머니(투자자금)를 지원받았다.

이 투자자는 앞으로 20만달러를 더 투자키로 이미 약속했다.

리처드씨는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인터넷이야말로 나이에 상관없이 가장 큰 스릴과 모험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전성기가 훨씬 지난 나이에 회사를 차린다는 것은 분명 젊은이들의 그것과는 다른 면이 많다.

젊은이들보다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긴 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자칫 잘못하면 한평생 일궈온 자신의 터전을 잃어버릴 수도 있거니와 명예에 큰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 대한 안주보다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하는 연장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젊어서부터 줄곧 요리관련 업종에서 일하다 얼마전 요리와 건강등에 관련된 고객컨설팅사인 푸드핏닷컴을 차린 엘렌 하아스(60)씨의 경우도 늦깎이로 인터넷 창업에서 성공을 거둔 경우다.

그녀는 창업을 하기엔 자신이 결코 많은 나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갈수록 노쇠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새로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느냐고 놀라워했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경제적 성공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60이란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제가 보기에 많은 사람들은 막연하게 새로운 상황에 처하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일수록 인터넷은 젊은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물론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나이라는건 마음먹기 나름이고 기회는 언제든 오니까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언제나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건설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돈 하이드(53)씨의 경우 가족들의 반대를 무마하고 창업에 착수하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야 했다.

회사를 출범시키기 직전까지도 매일 저녁 식탁테이블에서 아내와 자식들에게 자신의 꿈에 대해 설명을 구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야 했다.

지금은 온 가족들이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한때는 직원들에게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80여명의 정규직원을 거느리고 지난해의 경우 1천2백만달러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