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네티즌 모두를 우리 E메일 서비스 팬으로 만들겠습니다"

발신자가 보낸 E메일을 수신자가 받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르지오( www.orgio.com )" 메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넥센의 최우진(30)사장의 포부다.

실제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엔토크( www.entalk.co.kr )"의 조사에서 오르지오는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메일 서비스로 나타났다.

일명 "등기메일"이라고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수신자가 E메일을 읽은 시간까지 알게 해 준다.

발송 메일을 읽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장치(CGI실행장치)가 메일에 첨부돼 보내지기 때문이다.

이런 편리함을 무기로 지난해 6월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한 오르지오는 채 1년도 안돼 1백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확보했다.

이같은 인기에 놀란 다른 업체들도 앞다퉈 수신확인 메일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는 상황. 최 사장은 현재 특허를 출원,특허청의 우선심사 청구 과정을 밟고 있다.

미국 일본 등 5개국에도 출원중인 오르지오가 정식 특허를 획득하면 그 효과와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같은 성공을 일궈낸 최 사장은 이제 30대가 갓 된 젊은 CEO(최고경영자)다.

하지만 벤처기업 경영 경력은 올해로 10년이 넘는다.

그냥 운이 좋아 넥센의 성공이 가능했던 게 아니었다는 말.초등학교 시절부터 최 사장의 손을 거쳐간 컴퓨터는 줄잡아 1백50대.이렇게 컴퓨터에 푹 빠져 실력을 키우던 그는 사업을 하는 부친의 권유로 고향인 부산을 떠나 중앙대 경영학과(89학번)에 입학했다.

하지만 컴퓨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곧바로 휴학하고 광신시스템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차렸다.

자본금은 단돈 50만원.과후배 5명과 함께 하숙집에 사무실을 둔 그야말로 "벤처"기업이었다.

매킨토시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한글 글꼴을 개발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러나 패기와 의욕으로만 맞서기엔 역시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2억원 상당의 수출주문을 받아놓고도 수입선 다변화정책의 변화로 창고에서 바로 공매처분되는 어처구니없는 불운을 맞게 된 것.3년동안 밤낮없이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는 무위로 돌아갔다.

부모 몰래 시작한 사업이라 도움을 받을 사정도 되지 않았다.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다 5천만원의 빚만 남기고 문을 닫았다.

그 뒤 최 사장은 동양가스산업에 입사해 평범한 샐러리맨이 됐다.

이때가 지난 93년.그러나 광신시스템 시절을 잊지 못하던 그는 항상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4년의 직장생활동안 경영노하우를 쌓고 인터넷 공부를 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인터넷 열풍이 시작되던 97년 다시 하숙집에서 중앙대 선후배 13명을 모아 넥센을 창업했다.

이번에도 부모님 몰래한 시작이었지만 그의 가능성을 알아 본 지인들은 재기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또 무엇보다도 한층 성숙해진 최 사장의 경영능력은 돋보였다.

내부 조직정비는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짚는 참신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개설한 지 5개월만에 5만명 이상의 회원을 모은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퀴즈클럽(97년)",월매출 1천만원 이상을 안겨 준 스포츠 전문 게임 사이트 " Szon (98년8월)",조선일보와 공동으로 주최한 경제부처 장관과의 인터넷 대담 문자중계 기술지원(98년9월),전화 ARS서비스를 통한 인터넷 소액결제 시스템 "웹콜(98년9월)" 등의 히트작을 차례로 내놨다.

그리고 지난해 선두 인터넷 벤처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굳히며 삼성 에스원 산은캐피탈 등으로부터 6억3천만원의 투자유치를 성사시켜준 결정타 오르지오 메일을 개발해냈다.

내용증명 메일과 보안 메일 등 야심만만한 후속타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꿈을 불태우며 컴퓨터 한대로 시작,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을 터트린 최 사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순수한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벤처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561-0610

서욱진 기자 venture@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