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공룡들이 치열한 영토확장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력 업종에서 선두를 지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다른 거대 기업이 석권하고 있는 사업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다.

하드웨어 업체가 소프트웨어에 손을 대는가 하면 반대 경우도 흔히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서비스의 기반인 통신회선 사업에 손을 뻗치고 통신업체는 반대로 인터넷 서비스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이 영토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쓰는 전략은 다른 거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관련 중소기업의 인수합병이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 IBM은 13일 무선 이동전화를 이용한 전자상거래(M비즈니스)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키아와 모토로라 시스코시스템스 등 굴지의 IT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이 가운데 노키아와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와 응용프로그램 서비스업체(ASP)등이 무선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와는 전자상거래 기업과 ISP들을 위한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를 함께 개발키로 했다.

앞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게임기 ''엑스박스(Xbox)''를 내놓으며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MS는 엑스박스로 일본 소니가 석권하고 있는 게임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야망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적극적으로 전화사업에 손을 뻗치고 있다.

AOL은 저가 인터넷 전화 서비스와 무선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OL은 신생 인터넷 전화업체 넷2폰(Net2phone)을 인수하기로 방침을 굳히고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AOL은 이 회사의 기술을 이용해 자사 쪽지메일 서비스인 AOL메신저와 ICQ에 인터넷 전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두 쪽지 메일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수천만명에 달한다.

AOL은 또 토크 닷 컴(talk.com)과 제휴해 자사 고객들에게 장거리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OL은 이미 장거리 전화 서비스 가입자를 1백50만명이나 확보했다.

AOL과는 반대로 미국최대 통신업체 AT&T는 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한 것에 대응, 무선 인터넷서비스 사업 진출을 최근 선언했다.

IT업계 공룡들간의 사여영역파괴 및 영토전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터넷이 기존 매체들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어 거대 기업이라도 한 두 분야의 주력 업종에만 안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