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절차 거쳐 8월 3일부터 6개월간…향후 '완전한 평화' 모색
콜롬비아 유혈충돌 끝낼 수 있을까…정부-최대 반군 '휴전' 합의
남미 콜롬비아에서 정부와 이 나라 최대 무장반군이 한시적 휴전에 합의, 향후 6개월간 잠시 무기를 내려놓는다고 선언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단체 민족해방군(ELN) 양측 대표단은 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만나 양자 휴전 협정문에 서명했다.

관련 협의는 그간 협상 보증국(쿠바, 멕시코, 노르웨이, 베네수엘라, 브라질, 칠레) 중에서 이뤄졌다.

콜롬비아 주요 매체에서 생중계한 이날 서명식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은 협정문에 규정된 휴전의 3단계 로드맵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와 ELN은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준비 단계를 거친 뒤 다음 달 6일 공식적인 공격 중단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이어 협정문에 대한 내부 의결을 거친 후 8월 3일부터 180일 동안 휴전하게 된다.

협상 이행 여부를 감시 및 검증할 메커니즘도 가동한다.

이날 서명식에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안토니오 가르시아 ELN 수장(총지휘관)도 함께 참석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자리했다.

ELN 측 협상단 대표인 파블로 벨트란은 "인도주의적 목적에 따라 갈등의 강도를 줄여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며 "콜롬비아 평화 구축을 위한 더 나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완전한 평화'를 위한 협상 테이블 마련을 위해 8월 14일에서 9월 4일 사이에, 베네수엘라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콜롬비아 일간지인 엘티엠포는 보도했다.

콜롬비아 유혈충돌 끝낼 수 있을까…정부-최대 반군 '휴전' 합의
1964년 결성된 반군 단체인 ELN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부근을 근거지로 삼고 마약 밀매와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 콜롬비아 내 무장단체 중 세력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첫 좌파 정부를 출범한 '게릴라' 출신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자국 최대 불안 요소인 반군과의 평화 협상을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해 왔다.

앞서 지난해 연말에 콜롬비아 정부는 ELN을 포함한 5개 주요 불법 무장단체와의 6개월(1월 1일∼6월 30일) 휴전을 발표했지만, "우리는 양자 협상을 원한다"는 ELN 측 반발로 따로 협상을 진행했다.

콜롬비아에서는 60년 가까운 반군과 정부 간 분쟁으로 적어도 45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