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형체만 남은 카호우카댐과 주변 홍수피해 사진 공개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붕괴한 지 사흘이 지났다.

대홍수가 발생해 접근이 어려웠던 이 지역을 AP 통신이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뒤 그 사진을 8일(현지시간) 독점 공개했다.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지 이틀째인 전날 촬영된 사진 속에서 댐은 대부분이 파괴돼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카호우카 댐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발시켰다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AP 통신은 몇 남지 않은 댐 구조물에서 미사일 공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급류 위로 보이는 댐 구조물에서 그을린 자국이나 파편과 같은 미사일 투하의 전형적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호우카 댐은 드니프로강의 수위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6개의 댐 가운데 가장 하류 쪽에 있다.

높이 30m, 길이 3.2㎞의 카호우카 댐은 저수량이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는 규모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카호우카 댐 붕괴로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하류 지역의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인근 두 마을인 드니프랴니와 코르순카는 주택 지붕만 보일 정도로 마을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겼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AP 통신 촬영팀은 사람은 볼 수 없었지만, 홍수에 갇힌 개들의 비명 섞인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역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노바 카호우카에서도 강물과 토사가 마을을 휩쓸면서 사람과 동물이 자취를 감췄다
대관람차가 멈췄고 물이 주요 도로를 덮쳤다.

댐 붕괴에 따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농업과 환경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후유증이 수십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1986년 4월 체르노빌 참사 이후 최악의 환경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드니프로강 일대는 이번 전쟁의 최전선이 되면서 이미 많은 주민이 이 지역을 떠났다.

우크라이나는 서쪽 강둑을, 러시아는 홍수에 더 취약한 저지대인 동쪽 강둑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어떤 형태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쪽은 이번 댐 붕괴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됐다.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