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장관 사의…멕시코시티 시장·내무장관도 도전 채비
野, 정치적 보루 지역 주지사 선거 패배 이어 인물난 찬바람
1년 남은 멕시코 대선…좌파여당 경쟁 '후끈'·우파야권 '썰렁'
내년 6월 치러지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여야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좌파 집권당에서는 벌써 대선 후보 경쟁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지만, 보수 우파 진영은 경쟁력 있는 후보 기근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요일(11일)에 당 집행부에서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공직에 있는 (대선 출마) 희망자들이 며칠 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는 6년 단임제여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은 다시 출마할 수 없다.

엘우니베르살과 라호르나다 등 현지 매체들의 그간 보도를 종합하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론 조사를 통한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7∼8월께 대선 후보 적절성에 대한 1차 여론 조사를 한 다음 일정한 기준을 통과(컷오프)한 후보를 대상으로 12월께 2차 여론 조사를 하자는 게 골자다.

임기 1년여를 남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당내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당내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후보군 중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은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하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1년 남은 멕시코 대선…좌파여당 경쟁 '후끈'·우파야권 '썰렁'
에브라르드 장관은 전날 저녁 멕시코시티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주 월요일(12일) 현직에서 사임하고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며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끈 전국 각지의 프로젝트를 이어받을 뿐만 아니라 빈곤 퇴치 등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저 자신을 완전히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는 멕시코 정부 내 몇 안 되는 '지한파'이자, 걸그룹 '블랙핑크' 콘서트를 직접 관람할 정도로 열성적인 K팝 팬이다.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한하기도 한 그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다만, 그의 앞에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다.

셰인바움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당 내 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말마다 31개의 다른 주를 훑으며 사실상 '첫 여성 대통령' 도전에 나선 셰인바움은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검증한 필승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현 대통령 역시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은 바 있다.

1년 남은 멕시코 대선…좌파여당 경쟁 '후끈'·우파야권 '썰렁'
아단 아우구스토 로페스 내무부 장관 역시 대권을 노리는 후보 중 한 명이다.

여당의 넘쳐나는 예비 주자 간 경쟁 구도와는 달리 야권에서는 이렇다 할 적임자를 찾지 못해 대조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자신들의 텃밭이었던 멕시코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94년 만에 처음으로 패배한 멕시코 우파의 상징, 제도혁명당(PRI)을 비롯해 국민행동당(PAN), 민주혁명당(PRD) 등은 기류 반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현재로선 산티아고 크릴 하원의장(PAN), 릴리 테예스 상원의원(PAN), 실바니오 아우레올레스 전 미초아칸 주지사(PRD)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1년 남은 멕시코 대선…좌파여당 경쟁 '후끈'·우파야권 '썰렁'
알레한드로 모레노 PRI 대표는 지난 5일 "강력한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방식을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폭넓은 연대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 모색을 위해 전국 시민사회 단체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대선일은 내년 6월 2일이다.

임기 시작은 같은 해 12월 1일이다.

올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기준 유권자 수는 9천698만4천196명(인구 1억3천407만4천378명)이다.

같은 날 128명의 상원 의원 및 500명의 하원 의원을 비롯해 멕시코시티 시장과 치아파스·과나후아토·할리스코·모렐로스·푸에블라·타바스코·베라크루스·유카탄 등 8개주의 주지사도 함께 선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