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중국인 1억명 목숨 위태롭다"…섬뜩한 경고
중국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989년 덩샤오핑 집권으로 개혁·개방을 가속한 이후 해안도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면서 중국이 해수면 상승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대로라면 2100년엔 해안가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들 중 1억명 가량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6일(현지시간) 중국 천연자원부가 4월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연안 해수면은 1993년 이후 매년 평균 4mm씩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상승률인 3.4mm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특히 중국 해수면은 지난해엔 10mm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해안가는 지역마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속도가 다르다"면서 "중국은 (다른 국가보다) 불행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기후변화 데이터 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은 "2100년까지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최대 57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또한 대규모 홍수로 인해 목숨이 위태롭게 될 중국인들도 매년 6000만명이 추가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 영국 기후변화위원회와 중국 기후변화 전문가 단체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탄소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지속하면 2050년엔 32조위안(약 5800조원)에 달하는 중국 생산량이 해안가 홍수 사태로 인해 증발될 위기에 처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5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예측치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대로면 중국인 1억명 목숨 위태롭다"…섬뜩한 경고
서태평양으로 연결되는 중국의 남부 및 동부 해안은 매년 12개 가량의 태풍에 노출돼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가 따뜻해지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태풍이 해안으로 상륙할 때 발생하는 폭풍 해일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특히 해수면 상승에 취약해진 것은 덩샤오핑의 개방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각종 개발로 인해 홍수를 막는 자연 보호막이었던 중국 연안 습지와 맹그로브 숲의 절반이 파괴되면서다. 맹그로브 숲은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식물 집단으로 홍수, 태풍 등 이상기후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중국 해안가 도시들은 개혁개방 이후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땅에서 퍼내거나 해안가에 고층 빌딩을 지었다. 이로 인한 지반 침하 현상으로 일부 도시에서는 해수면이 상승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땅이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의 일부 지역은 매년 74mm씩 침하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