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의 댐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위험지대에 있는 주민에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파괴의 주범으로 서로 상대를 지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폭파됐다고 밝히고, 드니프로강 우안(우측 강변)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앞서 댐이 붕괴될 경우 1800만㎥의 강물이 흘러넘쳐 헤르손 등 10여개 지역, 수십만명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댐 파괴 소식이 알려진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라 규정하고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의 파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땅 구석구석에서 추방돼야 함을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했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군사행정부 책임자는 이날 오전 7시 직전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러시아군이 또 다른 테러행위를 저질렀다"며 강 수위가 5시간 안에 '위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통제 중인 댐이 포격으로 파괴됐으며 이는 '테러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테러 공격'은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에 의한 공격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러시아 관영 RIA 통신은 노바 카호우카의 시장을 인용해 댐 상부가 포탄으로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파괴된 카호우카댐은 북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대는 시설이다.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현재 러시아 관할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도 물을 공급한다. 일단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빠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는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에 타격이 있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즉각적인 방사능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기업 에너고아톰은 "현재 발전소의 냉각탑은 가득 찬 상태로 오전 8시 현지 수위는 발전소의 필요에 맞는 16.6m"라며 "현재 자포리자 원전의 상황은 통제하에 있고 우크라이나 직원이 모든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