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겨냥한 독극물 공격이 발생해 교사를 포함한 여학생 등 약 90명이 중독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공격은 지난 3일과 4일에 걸쳐 북부 사리풀주 산차라크 지역에 인접한 두 개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나스완에카보드 아브 학교에서 60명, 나스완에파이자바드 학교에서 17명의 여학생이 독극물에 중독됐다. 중독된 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 외에도 교사 7명, 학부모 5명, 직원 1명 등 총 90명이 중독 증상을 보였고, 이들의 상태도 안정적이라고 AP는 전했다.

탈레반 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공격이 개인적 원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수사 결과, 용의자가 제삼자에게 테러 수행을 위한 금전 대가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독극물 공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독극물 종류는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후 교육을 비롯한 여성들의 권리가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집권 당시 탈레반은 예전과 같은 가혹한 규칙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과 소수권자들의 권리 보장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여성의 중등 및 고등교육이 금지됐고, 6학년 이하 초등생에 대해서만 교육이 허용되고 있다.

여성들은 놀이공원, 헬스장, 공중목욕탕 같은 대중시설에도 출입할 수 없고,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다. 여성에게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시켰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