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 홍콩서 대거 체포
홍콩에서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4주년을 맞아 경찰 수천명이 삼엄한 경비를 펼친 가운데 체포와 연행이 잇따랐다.

홍콩 명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거리 곳곳에서 불심검문이 이뤄졌으며, 오후 6시를 전후해 야당 지도자와 민주 활동가 등이 속속 경찰에 연행됐다.

명보는 오후 7시께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한 백화점 앞에서 현지 군소 야당인 사회민주연선의 찬포잉 주석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찬 주석이 당시 작은 발광다이오드(LED) 촛불과 두 송이의 꽃을 들고 있었으며, 경찰이 즉시 그를 붙잡아 경찰차에 태워 갔다고 덧붙였다.

또 그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막인팅 전 홍콩기자협회장이 경찰과 한동안 말다툼을 벌이다 경찰차에 실려갔고, 한 사회운동가는 산책을 하다가 경찰에 검문을 당했다고 전했다.

AFP는 오후 7시 30분 현재 코즈웨이베이에서 최소 10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여성은 연행돼가면서 "촛불을 들어올리자! 6·4를 추모하자!"고 외쳤으며, 검은 옷을 입은 채 '5월 35일'이라는 책을 들고 나온 남성도 연행됐다고 덧붙였다.

코즈웨이베이 쇼핑가는 지난 몇년간 톈안먼 시위를 기리는 장소로 떠올랐다. '5월 35일'은 중국에서 톈안먼 시위 기념일인 '6월 4일'이 검열에 걸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등장한 표현이다.

홍콩인들 사이에서 '그랜마 웡'이라 불리는 백발의 여성 활동가도 꽃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홍콩 경찰은 대테러 부대, 폭동진압 부대 등을 포함해 5천∼6천명의 경찰관을 빅토리아 파크와 코즈웨이베이 등 주요 지점에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