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맞춰…"이미 수년간 조심스럽게 모여 정보교류"
'美中 등 20여개국 정보 수장, 싱가포르서 비밀회의"[로이터]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 정보기관 20여곳의 수장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비밀회의를 열었다고 4일 로이터통신이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소식통은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2∼4일)를 하루 앞두고 정보수장 비밀회의가 싱가포르 정부에 의해 조직됐다고 말했다.

사실 이 회의는 최근 수년간 샹그릴라 대화 때마다 별도 장소에서 조심스럽게 개최돼 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정보기관들의 대규모 국제회의는 드물고, 있어도 거의 공개되지 않으며 이 회의의 존재도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국 대표로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올해 이 회의에 참석했고 미국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도 참석국에 포함됐다.

인도 정보기관인 연구분석원(R&AW)의 수장인 사만트 고엘도 참가했다고 인도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이 참석했지만 러시아 측 대표는 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국가적 범죄 등이 의제에 포함됐다고 논의 내용을 아는 소식통은 전했다.

회의 분위기는 대체로 대립적이지 않고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수장 비밀회의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이 회의에 대해 "국제적 비밀 의제를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체"라며 "관련된 국가들의 범위를 보면 이는 단순한 스파이 기술 교류의 장이 아니라 관련국들의 의도와 핵심 요점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정보기관들 사이에는 더 공식적이고 개방된 외교활동이 어려울 때도 대화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관례가 있다"며 "이는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싱가포르에서의 회의는 이를 촉진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보수장 비밀회의에 대해 싱가포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로이터에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정부는 논평 요청에 아직 응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방부 대변인은 "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정보기관 고위급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상대국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를 얻는다"면서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러한 양자·다자 회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참석자들도 (샹그릴라 대화의) 부속 회의들이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