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이니셔티브 따른 1차 협정…세관절차 간소화·물류 단축
대만 "역사적 이정표이자 중대 발걸음" vs 中 "동포 이익 팔아넘겨"
美·대만, '무역 편리화' 협정 체결…中 "미국의 대만 착취"(종합)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거센 반발 속에 양국 간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2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의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와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가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협정에 서명했다.

서명식은 세라 비앙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1차 협정은 보통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핵심 주제인 관세 감축 또는 폐지를 다루지 않으며, 그 대신 세관 업무 간소화와 규제 개선, 물류 시간 단축 관련 내용들을 담고 있다.

대만 경제무역협상 판공실은 이번 협정에 세관 행정·무역 편리화, 양호한 법제 작업, 서비스업 국내 규정, 반부패, 중소기업 등 5개 의제와 앞으로 협상할 노동, 환경, 농업, 디지털 무역, 표준, 국영사업,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 후속 협상 7개 의제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과 관련된 내용도 협정에 포함됐다고 판공실은 전했다.

판공실은 "이번 협정이 대만과 미국의 경제무역 거래를 위한 견실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양측이 협정의 내실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더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덩전중 판공실 대표는 서명 후 "오늘 대만과 미국이 체결한 무역협정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대만과 미국 간 가장 규모가 크고 전면적인 무역 협상의 결과"라며 "대만과 미국 간 경제·무역관계의 역사적 이정표일 뿐 아니라 대만과 주요 무역국 간의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대만과 미국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대만의 경제·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후속) 협상을 통해 양국 간 FTA 체결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13개 국가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된 대만과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이하 미국·대만 이니셔티브)를 통해 별도 채널을 구축,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

미국·대만 이니셔티브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것으로, 관세와 같은 문제를 다루지 않아 정식 FTA는 아니지만 대만과의 무역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美·대만, '무역 편리화' 협정 체결…中 "미국의 대만 착취"(종합)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의 규정 등을 '엄중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한 뒤 "강렬한 불만을 표명하며, 미국에 이미 엄정 교섭(외교적 항의)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소위 '이니셔티브'라는 것은 미국이 경제·무역의 기치를 내걸고 대만을 약탈하는 것이자, 고혈을 짜내는 지휘봉일 뿐"이라며 "대만 (집권) 민진당이 사익을 위해 대만 동포와 기업의 절실한 이익을 아낌없이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엄수하고 이번 협정을 철회하길 촉구한다면서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로 인해 조성되는 후과는 완전히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