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저축계좌서 이체했는데…"돈이 사라졌어요" 황당
애플이 지난 4월 야심차게 내놓은 '고금리 저축계좌'에서 이체 금액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일부 애플 저축계좌 이용자들이 이체한 금액이 사라지는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애플 저축계좌는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함께 출시한 연이자 4.15%의 저축계좌 상품이다.

애틀랜타 주민인 네이선 태커씨는 지난달 15일 애플 계좌에서 JP모건체이스 계좌로 1700달러를 송금했지만, 돈은 보내는 계좌와 받는 계좌 양쪽에서 사라졌다. 골드만삭스 고객서비스 부서에 전화를 걸었지만 "며칠 더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WSJ가 관련 사안을 취재하기 시작하자 수신계좌에 돈이 들어왔다. 사라졌던 이체 금액이 다시 나타나는데 3주 걸린 사례도 있었다.

이는 신규 계좌에서 이체가 발생할 경우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업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신규 계좌에서 잔액의 상당 비율이 이체될 경우 5일 정도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대다수 고객이 자금 이체에 지연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한적인 경우 계좌 보호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된 프로세스로 인해 사용자가 이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컨설턴트인 데니스 로멜은 "은행이 실사를 강화하기 위해 송금을 연기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이러한 경우의 지연 기간은 놀랍다"며 "2~4주 연기는 확실히 길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애플 저축계좌는 아이폰 앱(어플리케이션)으로 계좌를 쉽게 열 수 있고 다른 저축계좌 상품보다 금리가 높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4일만에 예금액 9억9000만달러(약 1조3200억원)이 몰렸다. 미국 애플카드 이용자만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