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모래 놓고도 갈등…대만 "中 불법채취에 강력 대응해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당국이 중국 선적의 불법 모래 채취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중국 당국에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해양위원회(OAC)의 관비링 주임위원(장관급)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국립해양대와 공동 개최한 '모래 채취로 인해 영향을 받는 해역에 대한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OAC와 국립해양대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동남아시아 프로그램국장인 그레고리 폴링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의 전문가 및 학자들이 참석했다.

'양안' 모래 놓고도 갈등…대만 "中 불법채취에 강력 대응해야"
관 주임위원은 대만 주변 해역에서 발견된 불법 모래 채취 행위로 해당 해역의 생태 환경, 수산 자원, 서식지 파손과 대만 측 해역의 해저케이블 손상 등이 모두 반대편 해안에서 온 선박의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중국 당국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다수 발견된 불법 모래 채취 행위를 직시해 엄격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서만 중국 정부가 불법 모래 채취 행위를 고의로 묵인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 주임위원은 해양 국가인 대만이 유엔 관련 법규에 따라 입법원(국회)이 2021년 '토석채취법'과 '중화민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불법 모래 채취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법률 개정 이전인 2020년 3천991척이던 불법 모래 채취선이 법률 개정 후인 2021년 665척, 지난해에는 224척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이같은 중국의 불법 모래 채취선에 대해 중국 측의 회색지대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중앙연구원 생물다양성연구센터의 정밍슈 연구원은 중국의 불법 모래 채취선이 대만 펑후 지역 치메이섬 서남쪽 약 55.6km의 대만탄(台灣灘) 지역에서 매일 수십만t에 달하는 모래를 채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불법 모래 채취가 해양 서식지의 심각한 파괴이며 현지 수산 자원이 멸종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탄은 면적이 8천800㎢로 대만 본섬 면적의 4분의 1 크기에 해당하며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수심이 20m로, 중국군 잠수함 운항에 필요한 60m보다 얕기 때문에 중국군 잠수함의 접근 및 잠복을 막는 천연 방어선 역할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모래 채취로 대만탄의 수심이 70m까지 깊어질 경우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