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이 종전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뺀 세계 지도자들의 정상회담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도자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오는 7월 개최가 목표다. 회담에서는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놨던 10개 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10개 항에는 러시아의 완전한 철수, 전쟁 포로 송환과 러시아 범죄 기소 등이 포함돼 있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WSJ에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한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인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 브라질,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SJ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지지하거나 전쟁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한 국가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럽 정부 관계자들이 비서방 강대국들의 수도로 몰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 개최를 주도하는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를 제외한 누구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최근 몇 달간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가할 가능성은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열자는 이야기는 올 초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정상회담에 대해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동시에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과 브라질 등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을 두고 전쟁을 부추긴다며 비판해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