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정상회담이 8년 만에 열렸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고립됐던 베네수엘라가 외교무대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초청으로 29일(현지시간) 브라질을 찾아 대통령궁에서 비공개 회담을 했다.

룰라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 남미 정상들에게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희망 의사를 전했고, 룰라 대통령도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30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남미 정상회담(11개국)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은 2015년 당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집권 시절 이후 8년 만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양국 간 외교 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67.8% 득표율로 재선했으나 부정선거 논란으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았다. 브라질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었던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작년 물가상승률이 234%로 치솟는 등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마두로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야당과 대화를 시작했다. 미 정부는 셰브런이 6개월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하도록 허용하는 등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