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약 24%(판매액 기준, 교보증권 집계)로 1위다. 2019년(9.5%) 무료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인 와우멤버십을 도입한 지 3년 만에 점유율이 2.5배로 확대됐다. 작년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면서 창사 13년 만인 올해 첫 연간 영업이익(별도 기준)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첫 연간 흑자 앞둔 쿠팡…남은과제 '점유율 30%'
전문가들은 쿠팡이 주장하는 ‘계획된 적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우선 ‘30% 점유율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획된 적자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수조원대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결국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쿠팡식 성장 모델이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30%를 선점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는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이달 초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로선 쿠팡의 지속적인 점유율 상승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쿠팡은 작년 6월 와우멤버십의 한 달 이용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멤버십 요금을 두 배 가까이로 인상했는데도 회원은 2021년 말 약 900만 명에서 작년 말 1100만여 명으로 20% 넘게 늘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압도적인 물류 투자를 바탕으로 한 빠른 배송과 할인·적립 혜택 공세로 충성 고객을 꽉 붙드는 록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쿠팡 역시 코로나19 엔데믹과 경기 침체발(發) e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라는 거센 파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제조업체 사이에서 ‘반(反)쿠팡’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LG생활건강은 쿠팡이 다른 e커머스업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제품 가격을 올리도록 강요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뒤 쿠팡에서 철수했고, CJ제일제당도 납품가 갈등으로 작년 말부터 쿠팡에서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팔지 않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