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부채 한도를 올리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이번주 미 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의회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매카시 의장과 통화해 초당적인 예산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 합의안을 전체 의회로 넘길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까지 갈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 남은 이견도 없다”고 했다.

매카시 의장도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결국 의원들이 힘을 합쳐 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마침내 처음으로 정부 지출을 삭감해 95% 이상 공화당 의원들이 협상 결과에 고무돼 있다”며 “표결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켄 벅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국이 2025년 1월 350조달러(약 46경4800조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는 게 기본 사실”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진보파 좌장 격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푸드스탬프(식량 보조프로그램) 등 일부 알려진 협상 내용에 대해 “완전히 끔찍한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매카시 의장이 당내 강경파에 하원 운영위원회를 양보한 게 부채 한도 합의를 좌초시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하원 의장 선출 투표 때 매카시 의장은 자신을 반대한 당내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의장이 하원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핵심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에 토스 매시, 랠프 노먼, 칩 로이 의원 등 강경파 3명을 운영위원으로 임명했다.

미국 의회는 한국의 현충일과 같은 메모리얼 데이(29일)까지 휴회한 뒤 31일 법안 표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29일 닛케이225지수는 미국 부채 한도 문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장중 3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30,916.31)보다 1.5% 높은 31,388.01로 장을 시작했다. 장중 지수는 31,560.43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본 버블경제가 무너지기 직전인 199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관련주와 패스트리테일링, 소프트뱅크그룹 등의 주가가 오른 것도 시장을 이끌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