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의 재집권 여부를 결정할 대선 결선 투표가 28일(현지시간) 마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된 투표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투표가 진행된 것으로 결과는 새벽 3시 이후 나올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차 투표에서 5.17%를 득표한 승리당 시난 오안 대표의 지지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초 재임에 실패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지난 1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49.51%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케말 클루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는 44.88%를 가져갔다. 다만 모든 후보가 과반은 넘지 못해 결선이 치러지게 됐다.

두 후보는 이날 막판까지 투표를 독려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및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마지막까지 정권교체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오안 대표의 지지층이 모두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향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면 2028년까지 대통령직을 이어갈 수 있다. 중임 중에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2033년까지 임기가 연장돼 총 30년의 집권이 가능하다. 나이가 69세인 만큼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되는 셈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민족주의와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유권자들을 끌어모았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도 대대적인 재건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얻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서방과의 불편한 관계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의 경제난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1차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튀르키예의 주식·채권·리라화 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