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에 책임…당대표 사퇴에도 대통령직·당적 유지
세르비아 대통령, 총기참사 반정부시위에 여당대표직 사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총기 참사 후 벌어진 반정부시위에 책임을 지고 여당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날 세르비아 중부 크라구예바츠에서 열린 세르비아진보당(SNS) 회의에서 사퇴를 발표하고 밀로스 부세비치 국방장관을 후임 대표로 지명했다.

이번 결정은 비공개 당 회의에서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야당은 부치치 대통령과 세르비아진보당이 오랜 기간 독재를 일삼고 언론 자유를 억압했으며, 반대파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비난해왔다.

이달 초에는 이틀 연속으로 충격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맞서 전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수 만명의 부치치 대통령 지지자가 모여 집회를 여는 등 세르비아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당 대표직 사퇴에도 대통령직과 당원 신분은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나는 절대 이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최고의 당을 이끌어온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2012년 세르비아진보당 대표에 취임했으며, 부총리와 총리를 거쳐 2017년 대통령에 선출된 뒤 2022년 재선됐다.

그의 대통령 임기는 2027년까지다.

지난 4일 베오그라드 인근 교외 지역에서는 20세 남성이 차를 타고 지나가며 자동화기로 총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하루 전에는 베오그라드의 한 초등학교에서 13살 소년이 아빠의 권총을 들고 와 난사해 학생 8명과 경비원 1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연합뉴스